"마지막까지 '엄마'라 불렀다"…의붓아들 살해 계모 재판, 판사도 '울컥'


[뉴시스]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여행용 가방에 9살 의붓아들을 가둔 뒤 학대해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살인죄'로 징역 22년이 선고받았다.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하던 중 여러 차례 울먹이는 듯한 태도를 보여 방청석도 숙연해졌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채대원)는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날 채대원 부장판사는 판결 이유를 설명하면서 여러 차례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부장판사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채 부장판사는 "의붓아들 B군(당시 9세·초등 3년) 때문에 남편과 사이가 나빠져 친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학대 강도가 높아졌고, 살인에 이르렀다"라며 "B군은 마지막까지도 '엄마'라고 부르는 A씨에게 구해 달라고 애원하다 '아, 숨!'이라고 외치고 참혹한 결과를 맞았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피고인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공판 과정에서 범행을 은폐하고 있으나 피고인과 자녀들의 진술을 볼 때 피고인의 행동이 피해자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라며 A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친부가 피해자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따로 살겠다고 하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 폭행하다 살인까지 이어졌다"라며 "범행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라고 질타했다.

또 "수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피해자가 거짓말을 해서 기를 꺾으려고 그랬다는 변명으로 일관,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선고 후 B군의 친엄마 등 가족은 "계모가 출소하면 자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 거 아니냐.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22년은 너무 적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형량이 더 높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께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한 뒤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4시간 가량 가둬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B군이 수 차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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