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그남자의 사랑법…'인간극장' 사랑 깊은 집


'인간극장' [KBS 1TV]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아내를 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그남자의 사랑법. 그에게는 어머니와 아픈 아내, 그리고 세 아이가 있다. 누군가는 그의 삶의 무게가 무거워 보인다고 하지만 그의 사랑 깊은 집은 언제나 단단하다.

대전 도심에서 20여 분 거리, 울창한 숲속 작은 집 한 채가 있다. 개구쟁이 삼 형제와 아내,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매일같이 산을 오르고 무인도에 다니며 약초를 캔다는 윤기원(40) 씨. 기원 씨가 산을 타기 시작한 건 3년 전, 아내 전은진(41) 씨가 뇌전증으로 쓰러지면서부터다. 은진 씨는 사람들의 시선을 어려워했고, 공황장애까지 앓았다. 그런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어머니가 계신 산속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산에서 아내는 몸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고, 기원 씨도 마음 놓고 약초를 캐러 산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부부는 10년 전, 콘서트장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에게 전기가 통했단다. 가난한 청년과 은진 씨는 친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용감하게 사랑하고, 부부가 됐다. 숟가락 두 개, 냄비 몇 개. 가진 것 없이 산골 집에서 살림을 시작했다. 젊은 부부는 고물을 줍고, 채소 장사를 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어 분가도 했었다. 남들처럼 잘살아보자며, 작은 공장을 차리는 꿈을 꾸던 그 무렵, 아내가 쓰러졌다. 그 후로, 기원 씨는 매일 뒷산에 오르고, 절벽 바위를 타고,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무인도를 찾아간다. 절박한 심정으로 캔 야생 도라지며, 찔레 상황버섯이며 좋은 건 무조건 아내 먹일 생각부터 하는 사랑꾼이다. 그런 남편의 정성 덕일까. 은진 씨의 몸도 마음도 회복이 되고 있다.

3년 전부터 어머니가 계신 산속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엔 아버지가 지은 산속 집에서 복닥거리며 육 남매와 부모님이 살았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신 후, 누나들은 공장으로, 엄마도 서울로 돈을 벌러 떠나야 했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던 막내는 열네 살, 교복을 입은 채 형의 저금통을 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넓은 서울에서 기적처럼 엄마를 만났지만, 생계 때문에 결국 다시 헤어져야 했다. 열네 살 소년은 돈을 벌어 엄마를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족과 함께 산다는 건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기원 씨에겐 늘 간절한 꿈. 조금씩 돈을 벌 때마다 쓰러져가는 산골 집을 고쳤고, 고단했던 엄마는 다시 기원 씨가 만든 사랑 깊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기원 씨의 오랜 꿈은 빈 산골 집을 고쳐 가족이 모일 울타리를 만들어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 그래서 힘들어도 웃고,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른다. 까맣게 탄 얼굴로 무인도에서 돌아온 기원 씨의 손에 들린 건, 아내에게 줄 귀한 약초와 둘째 주성이의 생일 케이크. 막내가 생일축하곡을 연주하는 밤, 소원을 말하던 첫째 주안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 아빠가 우리 곁에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열 살 아들의 말에 기원 씨도 왈칵 눈물을 쏟고 만다.

20여 년 전, ‘엄마 찾아 삼만리’를 했던 열네 살 소년이, 어느새 가장이 되어 엄마를 업고 산길을 오른다. 그 길 끝에 사랑 깊은 그의 집이 있다.

KBS 1TV '인간극장' 14일 오전 7시 50분 방송.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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