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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도 아니다"

천문연, 오우무아무아 수소얼음설 뒤집는 연구결과 발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외계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Oumuamua)'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유력 가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Thiem Hoang)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Abraham Loeb) 교수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얼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한 다양한 계산을 수행한 결과 '외계에서 수소얼음 덩어리가 만들어져 태양계까지 도착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8월17일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논문명: Destruction of Molecular Hydrogen Ice and Implications for 1I/2017 U1 (`Oumuamua))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Joy Pollar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OIRLab/NSF/AURA) [천문연 제공]

오우무아무아는 2017년 하와이대학 팬스타즈(Pan-STARRS)팀이 발견한 태양계 바깥에서 온 최초의 성간천체다. 오우무아무아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소행성과 혜성으로 오인했으나 형태, 궤도, 속도, 가속운동 등의 특징을 통해 외계에서 온 성간천체로 확인됐다.

2018년 스피처(Spitzer)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운동을 보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고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 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수소 얼음은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섭씨 영하 270도)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GMC, Giant Molecular Cloud)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별의 생성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거대분자운은 주로 수소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기는 수십에서 수백 광년에 이른다.

천문연 국제공동연구팀은 거대분자운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영역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를 시험하면서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명을 계산했다. 그 결과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루어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이러한 수소 얼음덩이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거대분자운에서 성간물질로 이동해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 기체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기화돼 결국 파괴된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하고 계산을 했다. GMC W51은 지구로부터 약 1만 7천 광년 떨어져 있다. 약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긴 여정 동안 기체입자들과 충돌해 열적 승화가 일어나며 결국 천만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만년은 수소 얼음덩이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분자운에서 태어나더라도 우리 태양계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만일, 오우무아무아가 5km보다 큰 수소 얼음덩이라면 승화 과정을 거쳐 태양계로 진입한 뒤, 지금과 같은 크기로 작아져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물리이론으로는 그 정도 크기의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티엠 황 박사(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는 “만약 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러한 성간천체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dark matter)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저자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22년 베라 루빈 천문대(VRO, Vera C. Rubin Observatory)의 세계 최대 8.4m 탐사 망원경이 본격 가동되면 이러한 성간천체를 1년에 한 두 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루빈 천문대는 망원경 자체의 구경은 현재 건설 중인 거대망원경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천구의 3.5도 범위를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특정 천체가 아닌, 우주의 넓은 지역을 동시에 관측하는 데 특화된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관측자료를 이용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연구, 초신성 폭발과 같은 일시적 이벤트의 관찰, 소행성 탐색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오우무아무아는 2017년 9월 9일 근일점을 지나 2017년 11월에 화성 궤도를, 2018년 5월에 목성 궤도, 2019년 1월에는 토성 궤도를 지났으며, 2022년에는 해왕성 궤도 밖으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우무아무아는 길이 방향으로 약 200m, 폭 방향으로 약 30m의 시가 모양으로 추정되며, 이런 모양 때문에 팽이가 쓰러지기 전에 뒤뚱거리는 것과 비슷한 비주축 자전운동을 한다. 또한 태양계 내의 혜성과 소행성들은 평균 초속 19km 정도로 움직이는데 비해 오우무아무아는 근일점에서 최대 초속 87.7km로 질주하는 등 여러 면에서 특이한 천체다. 이 때문에 오우무아무아가 소행성인가, 혹은 혜성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