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코로나 200日 유통街] 발품시대 종식 신호탄…손품시대 개막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쏠림 현상' 가속화…"차별화 없으면 도태될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단 200일 만에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원하는 상품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던 시대는 갔다. 대신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몇 번만 터치하면 어떤 상품이든 손쉽게 만나볼 수 있는 '손품시대'가 왔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2020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발표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지난 상반기 총 매출액은 66조7천9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오롯이 '온라인'이 이끌었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지난 상반기 17.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18년 16.3%, 지난해 15.3%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해 더욱 높은 성장세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1.6%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편의점을 제외하고 백화점(-14.2%)·대형마트(-5.6%)·SSM(-4.0%) 등 전 채널에서 역성장을 기록하며 6%의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는 백화점 업계마저 휘청이게 만들었다. 사진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본점 [사진=각 사]
코로나19는 백화점 업계마저 휘청이게 만들었다. 사진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본점 [사진=각 사]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직격탄을 얻어맞았다. 업태를 가리지 않고 산발적으로 일어난 확진자 방문으로 많은 수의 점포가 수십 일 이상 영업을 중단하며 수백억 원 대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3월 이후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단시설 방문 기피 트렌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심지어 탄탄한 '명품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 실적을 항상 유지해 오던 백화점마저 코로나19가 몰고 온 태풍에 흔들렸다.

정부가 침체된 내수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도 보지 못했다. 일부 SSM 점포를 제외한 백화점 및 대형마트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돼서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달 진행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도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해 두 차례 영업을 하지 못하며 마지막 대목마저 놓쳤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빈 자리'는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계가 채웠다. 지난해 업계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쿠팡은 압도적 물류 인프라를 앞세워 삽시간에 '1위 인지도'를 갖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물류센터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한 차례 제동이 걸렸지만 '엄정 대응'을 통해 논란을 조기 진화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간 흑자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쿠팡 외 '이커머스 공룡'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5월 진행된 '빅스마일데이' 행사서 역대 최대 실적인 3천7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장을 노리고 있는 티몬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위메프는 실적 면에서는 다소 주춤했지만 배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한창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마켓컬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신선식품 수요 확대와 김슬아 대표의 물류센터 코로나19 대응이 호평받으며 한순간에 1조 원 가치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과정에서 2천3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와 대출을 통해 확보하기도 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빅 3'의 경쟁에 기존 유통 공룡들도 뛰어들며 이커머스 '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각 사]
쿠팡, 티몬, 위메프 등 '빅 3'의 경쟁에 기존 유통 공룡들도 뛰어들며 이커머스 '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각 사]

유통 공룡들의 이커머스 시장 참전도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산하 7개 유통 계열사의 쇼핑몰을 통합한 '롯데온'을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4월 론칭했다. 롯데온은 론칭 초기 잦은 오류로 비판받았지만 빠른 속도로 개선에 성공하며 시장에 자리잡았다.

롯데그룹에 앞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신세계그룹의 통합쇼핑몰 SSG닷컴은 코로나19 사태를 기회 삼아 외연 확장에 나섰다. SSG닷컴은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를 앞세운 직매입 방식을 넘어 본격적으로 연내 오픈마켓 진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강점을 가진 신선식품은 직매입으로 운영하고 공산품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판매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 같은 '온라인 쏠림 현상'이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팽창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고객 편의 확대 및 시스템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속적 사업 확장이 다방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는 플랫폼의 도태도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통업의 중심 축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더욱 빠르게, 완전히 넘어왔다"며 "앞으로는 누가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인재 채용 등 투자도 업계 전반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 역량이 모자란 플랫폼은 빠르게 도태되고 머지 않아 시장이 일부 강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코로나 200日 유통街] 발품시대 종식 신호탄…손품시대 개막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