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장마에 의류 관리기 '방긋'…에어컨 '울상'

기상청 "역대 가장 긴 장마 예상"…가전업체 고민 깊어져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장마가 길어지자 의류를 물기 없이 보송보송하게 관리할 수 있는 데다 공간 제습 기능까지 갖춘 의류 관리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긴 장마 탓에 날씨가 예년보다 덥지 않아 에어컨 수요가 줄어 가전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 지방 장마가 오는 10일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부 지방은 장마권에서 벗어날 듯 하지만, 중부 지방은 계속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의류 관리기는 장마 특수를 맞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판매된 의류 관리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삼성전자 대용량 에어드레서 [사진=삼성전자]

특히 장마가 본격화된 7월 4주 차에 의류 관리기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전자랜드가 분석한 결과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의류 관리기 매출은 133% 뛰었다. 이는 높은 습도 속에서 눅눅해지기 쉬운 여름철 의류를 보송보송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의류 건조 기능을 갖춘 의류관리기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선보인 에어드레서, 스타일러 등 의류 관리기에 공간 제습 기능이 갖춰져 있어 이들 제품을 여름철 제습기 대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매출 호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 소비'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가전업계는 의류 관리기 판매량 확대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장마가 길어진 대신 더위가 주춤하면서 작년보다 에어컨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집계한 에어컨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5월 판매량은 30%, 7월 판매량은 약 28% 감소했고, 6월에만 일시적 더위로 인해 판매량이 30%로 반짝 치솟았다.

에어컨은 고가인 데다 소비자층이 넓어 가전업체 등의 대표적인 여름철 주력 상품으로 손꼽힌다. 이에 의류 관리기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더라도 막상 에어컨 판매가 떨어질 경우 관련 업체들의 실적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긴 장마로 인해 의류 관리기 등 제습 관련 상품들이 잘 팔리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원래 지금은 에어컨이 팔려야 하는 시기인데 에어컨 판매량이 떨어져 걱정"이라며 "이 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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