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시행 초읽기…전세난·新세입자 혼란 가중


전월세 신고제, 준비기간 감안해 내년 6월1일부로 시행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회가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처리하면서 임대차시장이 혼란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법안은 다음달 초부터 곧바로 시작된다.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이지만, 전세난은 물론 신규 세입자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미래통합당 등 야당의 반발 속에서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 27일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이틀 만인 29일 통과됐고, 하루 만인 이날 본회의까지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임대차 3법의 핵심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됐다.[사진=조성우기자]

공포 후 즉시 시행하는 법률안은 국회에서 정부로 법안을 이송하면,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에 실리는 순간 효력을 발생한다.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만큼 다음 국무회의는 8월4일에 열린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임대차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임시 국무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 시행 전에 전세가격을 높이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시급한 사안의 법률개정안은 국무회의 통과와 함께 관보에 실려 공포되기도 한다.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등이다. '2+2년'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으로 임차인은 4년간 임대기간이 보장된다. 임대기간이 늘어난 것은 1년에서 2년으로 늘었던 지난 1989년 이후 31년 만이다.

법안 통과 이전에 맺은 전월세 계약까지 소급적용된다. 다만, 집주인과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낸 뒤에도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집주인은 전월세 상한제로 인해 갱신 임대료를 기존 임대료의 5%를 넘길 수 없다.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전월세 신고제는 준비 기간 등을 감안해 내년 6월 1일 시행된다.

◆신규 세입자 부담 증가·전세난 우려 확산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요인도 커지고 있다. 임대인들은 보증금 인상이 막힌 만큼 어떻게든 기존 세입자를 내보거나, 인상부담을 신규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전세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세가격이 치솟을 우려도 나온다.

7월 5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했다. [사진=한국감정원]

일부 집주인들은 '주택 권리금' 개념까지 도입할 태세다. 기존 세입자에게 보상금을 제공해 내보낸 뒤 다음 임차인에게 그만큼의 임대료를 올려 전가시키는 것이다. 5% 증액제한은 기존 계약에만 적용되고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신규 세입자 부담은 커진다.

또 임대료 인상이 막힌 집주인은 주택 원상복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피해보상액을 물리는 식으로 강제퇴거 여건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임대차 3법이 본격화할 경우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임대인들은 전세 매물을 내리고 월세로 대거 전환하거나 주택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전세가격 상승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5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0.12%에서 0.14%로, 수도권은 0.16%에서 0.18%로 각각 상승폭이 확대됐다.

임대차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된 1989년에서도 15~20% 정도의 전세가격 상승이 이뤄진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2+2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에 따른 연구용역에서 임대료 변동률이 최고 8.32%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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