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컬처] ‘마우스피스’ 김여진 “어떤 고민과도 맞닿은 지점 있어”


메타시어터 형식의 우리 시대 정치극…9월 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현재 어떤 고민을 하든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여진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연극 ‘마우스피스’ 프레스콜에서 “나를 굉장히 사로잡았던 작품”이라며 “각자 나름의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사진. [연극열전]

‘마우스피스’는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의 최신작으로 2018년 영국 트래버스 극장에서 초연됐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11일 첫 선을 보였다. 한때는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슬럼프에 빠져 있는 중년의 극작가 리비 역으로는 김여진과 김신록이 출연한다.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데클란 역은 장률과 이휘종이 맡는다.

공연은 리비와 데클란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시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리비가 쓴, 혹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는 동시에 작품의 소재로 이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보게 된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사진. [연극열전]

김여진은 “처음에 대본 봤을 때 살짝 얻어맞은 것 같았다”며 “연극도 그렇고 많은 부분에서 민초들의 삶이라든가 사회 약자에 대한 주제의식을 얘기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분들이 이 연극에 참여할 수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보고 테이블 리딩 작업을 하고 해석을 해나가면서 그런 고민을 계속했다”며 “처음엔 리비 입장에서 읽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우리사회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은 수치스러운 느낌 들어서 리비가 정말 미워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또 “간신히 극복을 하고 나선 ‘나는 작가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다’라는 리비의 마지막 대사처럼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사진. [연극열전]

김신록은 “나는 ‘인간의 삶이나 소재로 삼을 수밖에 없는 예술가가 항상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예술작품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너무 쉽게 리비라는 인물이 역으로 대상화되는 걸 경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그 일을 해내려고 했는지 등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며 “마지막에 ‘진짜가 어떻게 가짜처럼 보일 수 있는지’라는 대사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와서라도 어떻게든 그 진실에 닿으려고 한 노력이 나에겐 진정함에도 불구하고 가짜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휘종은 “데클란이라는 인물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을까’를 계속 생각했다”며 “욕이 되게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계속 고민하다보니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보이기 위해서’ 등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특히 동생 얘기를 할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프더라. 동생을 조금 더 사랑스럽게 대하는 데클란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사진. [연극열전]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장률은 “대본을 되게 재밌게 읽었다. 뜨겁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여러 가지 주제가 많더라”며 “그중 만남이라는 주제가 맘에 들었다”고 짚었다. 또 “물리적으로 어른인 사람과 어른이 되지 못한 경계에 있는 사람이 만나서 예술과 삶에 대해서 얘기한다”며 “이런 만남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들이 어쩌면 우리가 사는 모습과 너무 닮아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아울러 “제일 마음에 와 닿는 대사는 ‘정말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팔거든’인데 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이 작품을 하면서 내가 한번 사유해봐야 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계통에서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사진. [연극열전]

부새롬 연출은 리비와 데클란의 관계에 대해 “뭐라고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관계”라며 “에로틱한 사랑을 나누는 관계도 아니도 그렇다고 동등한 입장에서의 친구도 아닌데 친구 같은 존재기도 하고 때로는 리비가 엄마 같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북돋워주는 예술가적 동지 관계인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면서 서로 그 감정을 주고받다가 그 다음부터 하나씩 미끄러지게 된다”며 “그게 계급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나이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서로가 결국 만날 수 없는 관계인 것이 드러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부 연출은 “리비는 데클란의 인생을 차용해서 글을 썼고 이 글을 쓴 원작자는 리비의 인생을 차용했다”며 “그 지점까지 확장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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