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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 떠오른 '자사몰'…경쟁력은 '미지수'


고정비 적어 유리하지만 이커머스 플랫폼 대비 다양성·차별요소 부족 지적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업계가 '자사 온라인몰(자사몰)' 키우기에 나섰다.

이에 업계는 고정비가 적어 운영 부담이 적고 충성고객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자사몰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마련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패션업계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자사몰·온라인 강화'를 생존 아이디어로 들고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달 '빈폴스포츠'를 정리하면서도 2030세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빈폴 악세사리'는 'SSF샵'에서만 판매되는 온라인 브랜드로 유지시키기로 결정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컷' 등 브랜드의 온라인 전용 제품을 속속 출시해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패션업계가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자사몰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진=SSF샵]
패션업계가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자사몰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진=SSF샵]

당초 패션업계는 백화점과 가두점 등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 전략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이 같은 전략에 제동이 걸렸고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가 오프라인 매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며 온라인몰 강화로 급격히 전략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몰을 차츰 강화해 나가려는 전략적 기조를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는 미래 대비가 아닌 당장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됐다"며 "자사몰 외에 온라인에서 특별한 경쟁력을 갖춘 사업 모델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고 투자 여력이 없는 점도 '자사몰 키우기' 움직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는 자사몰 강화를 제외한 신사업 등에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식·주 중 수요가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패션업계가 치명적 타격을 입었고 신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비용 절감에 치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빈폴스포츠 사업을 정리함과 함께 연말까지 한시적인 주4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FnC 패션부문도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임원진의 월 급여를 6개월동안 1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에 앞서 LF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임원진의 급여를 삭감하는 등 업계 전반에 코로나19 대비를 위한 비용 절감 조치가 번지고 있다.

LF는 자사몰 LF몰을 패션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진=LF몰]
LF는 자사몰 LF몰을 패션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진=LF몰]

다만 이 같은 자사몰 확대 전략이 실질적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사몰이 초기 진입 및 운영 등에서 비용 효율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사 브랜드만을 판매할 수 있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어서다. 또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을 이어가던 기업들이었던 만큼 급변하는 온라인 시장의 변화에 따른 혁신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것도 난제로 꼽힌다.

실제 주요 패션업체들이 자사몰에서 내세운 마케팅 전략은 '온라인 단독 브랜드', '할인' 등 오프라인에서도 펼칠 수 있는 전략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도 온라인 단독 브랜드는 직접 제품을 보고 살 수 없다는 점으로 인해 소비자에 어필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할인은 아울렛 등 대규모 할인을 상시 진행하는 오프라인 매장 대비 큰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패션업계의 유통 경로로 이커머스 플랫폼이 급부상하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실제 쿠팡은 최근 'C·에비뉴'를 론칭하며 주요 패션 브랜드들을 대거 입점시켰으며 '로켓배송' 등 물류 역량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무신사를 비롯한 주요 패션 온라인몰들은 스트릿 패션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어 다른 부문에서의 시장 확대도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는 자사몰 확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경로의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몰'로의 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네이버 쇼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라이브 커머스 분야를 공략해 나가고 있으며 LF는 패션 외에도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주방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LF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 플랫폼에 상품을 입점시키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자사몰만의 차별화 방안을 꾸준히 찾아 '충성고객'을 늘리고 '라이트 고객'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를 만나도록 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대부분이 이커머스에 익숙해진 만큼 오프라인 시장에서 제품을 애용하던 고객들은 자사몰로 자연스럽게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헤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층을 다지고 소비자와 친숙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고객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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