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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 통감"…이낙연, '남자는 출산 경험 없어 철 없다' 발언 사과[전문]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자는 엄마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나이 먹어도 철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자, "저의 부족함을 통감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낙연 의원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제가 강연 중 했던 일부 발언이 많은 분들께 고통을 드렸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성우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성우 기자]

이 의원은 사과의 글에서 "1982년 어느 날, 한 생명을 낳고 탈진해 누워있던 아내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라며 "오늘 아침 강연에서 저는 삼십 대 초반에 제가 아버지가 됐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이 말을 꺼냈다.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려는 뜻이 있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지 어머니라는 존재는 놀랍고 위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저를 낳은 어머니가 그러셨고, 아내 또한 그랬다. 모성의 소중함에 대해 말씀드리며 감사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정작 어머니를 비롯해 세상의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희생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자신을 성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여성만의 몫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모가 함께 해야 하고, 직장, 마을, 국가가 해야 한다. 이제 제가 아버지가 되었던 4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변했다"면서 "아버지들이 육아를 함께하고, 직장에도 출산육아 휴직제도가 생겼고, 국가의 지원도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30대이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삶의 모습과 선택은 다양해졌다. 성숙한 사회란 다양해진 선택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라 생각한다. 정치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자신이 선택한 삶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번 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게 깨우침을 주셨다"라며 "잘 듣고, 더 가깝게 소통하겠다. 저만의 경험으로 세상을 보려 하지 않는지 경계하며 더 넓게 우리 사회를 보겠다. 시대의 변화와 국민 한분 한분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여성만을 출산 육아의 책임을 진 존재로 몰고 아버지 역할은 폄하했다"며 "출산하지 않으면 철이 없는 것인가. 비혼이나 난임 부부에 대해 공감도 배려도 없는 차가운 분이었나 다시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산후조리를 욕망이나 로망으로 표현하는 건 생명에 대한 몰이해여서 더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는 척하며 출생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 모두 전가하고 아빠의 역할, 책임, 경험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점잖은 막말'에 불과하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 다음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장 전문이다.

오늘 아침 제가 강연 중 했던 일부 발언이 많은 분들께 고통을 드렸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통감합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그 순간이다.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 못 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다.”

1982년 어느 날, 한 생명을 낳고 탈진해 누워 있던 아내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강연에서 저는 삼십 대 초반에 제가 아버지가 됐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이 말을 꺼냈습니다.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려는 뜻이 있을 리 없습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놀랍고 위대합니다. 저를 낳은 어머니가 그러셨고, 아내 또한 그랬습니다. 모성의 소중함에 대해 말씀드리며 감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어머니를 비롯해 세상의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희생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여성만의 몫일 수 없습니다. 부모가 함께 해야 하고, 직장, 마을, 국가가 해야 합니다. 이제 제가 아버지가 되었던 4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변했습니다. 아버지들이 육아를 함께하시고, 직장에도 출산육아 휴직제도가 생겼고, 국가의 지원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또 제가 30대이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삶의 모습과 선택은 다양해졌습니다. 성숙한 사회란 다양해진 선택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라 생각합니다. 정치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자신이 선택한 삶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게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잘 듣고, 더 가깝게 소통하겠습니다. 저만의 경험으로 세상을 보려 하지 않는지 경계하며 더 넓게 우리 사회를 보겠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기겠습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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