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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망다니기 바쁜 상장사 'IR 담당자'


유리한 정보만 공개하고 꺼림칙한 정보는 회피 일관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코스닥 상장 업체들을 취재하다 보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숱하게 경험한다.

최근 경영권 매각이 무산됐던 한 회사에 전화를 걸자 한 직원은 "IR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으니 연락처를 남겨 달라"고 했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겼지만 하루가 지나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IR 담당자가 여전히 자리에 없다는 똑같은 답변만 들었다. 전화를 받은 직원에게 취재내용을 확인하려고 하자 "자신은 모르는 분야고 담당자와 통화하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언론을 피하는 흔한 방법이다. 일부 업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는 공개하지만 꺼림칙한 정보는 숨기는데 급급하다. 회사에 도움되는 보도자료를 뿌릴 때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만 막상 불편한 공시가 나오면 온종일 내선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취재를 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진=조성우 기자]
[사진=조성우 기자]

이같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태는 결국 투자자의 관심을 잃는 행동일 뿐 아니라 기업을 공개한 상장사가 취할 태도는 더더욱 아니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상장사는 IR 담당자인 공시책임자와 공시담당자를 선임하고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그만큼 IR 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부 상장사 IR 담당자는 주주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다. IR활동은 투자자가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한 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IR 담당자에게 연락하면 하루 종일 외근이라며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가부양을 위한 대외홍보는 열을 올리면서 악재성 공시나 불리한 정보에 대해선 답변을 계속 회피하는 것이다.

아직도 상당 수 상장사들은 투자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안중에도 없다. 궁금증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하고 싶은 말만 확성기 틀듯이 일방적으로 내뱉고는 IR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다.

아무리 악재성 투자정보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기업 홍보는 손해가 아닌 기회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눈앞에 드러난 악재에 '일단 모면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방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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