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정무위②]'금융사 CEO 셀프연임 제한' '사모펀드 규제' 등 줄줄이 대기

[21대 정무위②]'금융사 CEO 셀프연임 제한' '사모펀드 규제' 등 줄줄이 대기

금융권 해결이슈 산적…보험업계 '삼성생명법'·저축은행업계'이자제한법' 등 관심

[아이뉴스24 이효정·허재영 기자] 21대 국회는 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으로 개점 휴업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이슈가 산적해 있다.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들 가운데 미처 논의하지 못한 법안들이 속속 입법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 이슈에 따라 새로 발의될 법안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21대 국회의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거나 발의가 기대되는 법안을 꼽아봤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6개 상임위 위원장에 대한 선거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조성우 기자]

◆ CEO 셀프 연임 제한 등 정부 입법안 줄줄이 대기…논란된 사모펀드 관련 규제 나설까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을 금지하고 임원의 보수 공시를 강화하는 '금융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추진한다. 2018년 20대 국회에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돼 21대 국회에서 재추진하는 것으로 현재는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개정안은 금융사 CEO가 전문성, 공정성, 도덕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임원들 스스로 임원을 추천하지 못하도록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은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결의에 참석할 수 없도록 한다. 기존에도 임추위 결의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개정안은 결의 참석 자체를 막는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임원의 보수도 일정액 이상이면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공시하는 내용도 담았다. 최대주주가 횡령 또는 배임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을 위반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한다.

금융당국은 또 지난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을 정부입법으로 재추진한다. 정부는 공정거래법·상법 개정과 함께 ‘공정경제 3법’으로 금융그룹 감독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현재 입법예고 기간으로 이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한다.

금융그룹 감독은 여·수신과 금융투자·보험 등 2개 이상 업종의 금융사를 거느린,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금융그룹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다. 삼성·한화·미래에셋·DB 등 금융지주사가 없는 대형 금융그룹이 해당된다.2018년 7월부터 ‘모범규준’ 형태로 대형 금융그룹을 감독해왔지만 이번에 개정안이 국회를 넘으면 대표기업 1곳을 정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국회의원이 발의했지만 이번에 정부 입법으로 통해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박선숙(민생당)·이학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은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증권 부문에서는 증권거래세 논의가 화두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는 소액투자자에게 주식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여당에서는 지난 총선 때 증권거래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또 증권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확대하면서 증권거래세를 유지한다면 이중과세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어 국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최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련 규제에 대한 법안 발의도 기대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사모펀드 규제 일원화 방안 등 자산운용사와 관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넘지 못했다. 최근 정무위 여당 간사로 내정된 김병욱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발의했던 이같은 사모펀드 규제 일원화 문제 등을 고민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사모펀드 관련해서 발의를 했었고 이번에 사모펀드 관련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며 "(기존의) 사모펀드 규제 일원화와 더불어 수탁회사의 관리·감독 문제도 지적되고 있어 공모펀드에만 있던 관리·감독에 대한 권한을 사모펀드로 확장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문제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소비자 피해 보호 방안 강화 필요성 …보험업계 '삼성생명법'·저축은행업계 '이자제한법'

잇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부터 보험사의 요양병원 입원시 암입원보험금까지 금융권이 바람 잘 날 없이 소비자들의 피해가 불거져 분쟁조정 제도의 손질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은 금융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대안이 없어 소비자 개개인이 소송 등을 제기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분쟁조정 제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재수 의원실 관계자도 "개인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해야 하는 부담때문에 분쟁조정이 있는 것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법안은 분쟁조정의 실효성 강화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 부분을 다뤘으면 한다"며 "(금융 관련) 피해자를 어떻게 방식으로 구제하는지가 가장 효과적인지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이르면 다음달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는 보험업계의 주요 관심 법안 중 하나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기준 3천8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보험금 청구서류를 작성하고 필요서류를 구비해 보험사에 방문하거나 팩스, 스마트폰 앱 등으로 청구해야 한다.

이에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 요청시 병원은 진료비 증명 서류를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하는 방식의 실손 청구 간소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지난 2018년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에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지만 결국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에는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공룡 여당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올해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실손 청구 간소화를 꼽았다.

정무위로 돌아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으로 이번에 국회에 입성한 이용우 의원은 삼성생명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최근 박 의원과 이 의원은 보험사가 보유한 특정 회사의 주식이나 채권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총 자산의 3%를 초과할 경우 해당 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삼성생명이 실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산구조를 바꿔야 한다. 취득원가 기준이 시가 기준으로 바뀌게 되면 삼성생명 총자산의 0.1% 수준인 삼성전자 주식이 8%대로 오르면서 해당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

박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인 총자산의 3%를 초과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 측에서 특정 기업을 노렸다며 반발해 해당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4%포인트 낮추고, 당사자 간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이자총액이 대출금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2.5%까지 낮추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법사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야당의 반대로 폐기된 바 있다.

해당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되면서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대출 심사가 보수적으로 진행되기에 저신용자들이 일수 등 불법대출로 밀려들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이 어려워져 불법대출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당국이 불법대출 금리도 최대 6%로 제한하겠다고 했기에 최고금리마저 인하되면 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리기가 더 어려워지는 제도와 시장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허재영기자 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