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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코로나19 버티려고 자산 팔고 빚 늘려


상장사 총차입금 올해 1분기 386.7조원…작년 말보다 20조원↑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올해 1분기 상장사 총차입금이 작년 말 대비 20조원 늘었다. 항공·조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업종은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올랐는데, 이는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들이 차입금 확대,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견뎠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386조7천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0조원 늘었다고 밝혔다. 2019년 분기당 5조원가량 늘었던 데 비하면 많은 편이다. 이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1.6%에서 22.5%로 올랐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본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섬유의복 5개 업종은 올해 1분기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상승했다. 특히 항공업(+5.3%p)에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업종들은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차입금 확대,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을 확보해 위기를 어렵게 견딘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표 상 영업현금흐름은 모든 업종이 나빠졌다.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등 4개 업종은 순현금흐름이 작년 1분기 유입에서 올해 1분기 유출로 악화됐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번 것보다 나간 게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영업현금이 올해 플러스인 업종은 섬유의복 뿐으로 규모는 작년 동기대비 10분의 1에 그쳤다.

재무현금흐름은 항공, 관광레저, 조선 업종이 차입금 확대 등으로 올해 1분기 자금조달이 늘었고, 그 결과 이들 업종의 차입금 의존도가 상당 폭 올랐다.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항공 5.3%p(58.5%→63.8%) ▲조선 2.3%p(17.7%→20.0%) ▲관광·레저 1.4%p(19.5%→20.9%) ▲대형유통 1.1%p(31.4%→32.5%) ▲섬유의복 0.8%p(19.1%→19.9%) 순으로 늘었다.

투자가 활발할수록 마이너스 폭이 커지는 투자현금흐름은 올해 1분기 모든 업종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폭이 축소(투자규모 축소)되거나 플러스로 전환(투자자산 매각)됐다. 특히 투자활동 중 '지분, 금융상품 및 기타자산 투자' 관련 현금흐름이 대형유통을 뺀 4개 업종에서 플러스였다. 이는 기업들이 영업활동에서 빠져나간 현금을 금융상품·지분 등 자산 매각으로 충당한 것이라 한경연은 분석했다.

코스피 상장사(623개사)의 영업현금유입은 올해 1분기 20.1%(4조5천억원) 증가하고 투자현금지출이 24.6%(5조1천억원) 늘었지만, 몸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622개)의 작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13.0%(2조5천억원) 줄고 투자활동 현금지출이 26.4%(5조2천억원) 감소해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증자 등 재무활동을 통한 자금조달은 두 경우 모두 늘었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지출을 줄이고 자금조달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총자산 대비 현금비율은 영업현금흐름 축소에도 오히려 상승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 충격이 3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에 2분기 지표는 더 나쁠 것"이라며 "이번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자금공급이 막힌 곳은 없는지 정부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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