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랜선 영화' 대세되나

코로나19로 '랜선 영화' 대세되나

영화관 직격타맞자 OTT서 활로…영화제도 온라인 상영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화 관람에도 랜선(온라인)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정 기간 영화를 영화관에서 상영한 뒤 다시보기(VOD) 서비스로 하던 기존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 넷플릭스처럼 온라인에서 최초로 작품을 공개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를 잡을지 주목된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월 스마트폰·PC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한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스마트폰의 월 평균 이용시간은 155.46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고, PC를 통한 이용시간도 123.31분으로 전년 대비 67.3% 늘었다.

영화 '사냥의시간' 포스터 [넷플릭스 ]

특히 넷플릭스는 코로나로 수혜를 톡톡히 봤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4월 국내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가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역대 최대인 439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화관은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 모두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로 보면 CJ CGV가 716억원, 롯데시네마가 344억원, 메가박스가 122억원에 달한다.

이같이 상황이 악화되자 바로 넷플릭스 행을 택한 영화도 나오고 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2월 영화관 개봉을 목표로했으나 코로나19에 이를 포기하고 4월 넷플릭스에서 작품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넷플릭스에 문을 두드리는 영화 제작·배급사가 많아졌다"며 "다만 장르나 출연 배우가 넷플릭스 구미에 맞아야 하고 제작비 보전 문제도 있어 딜이 최송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월 영화관을 찾아 코로나19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온라인 영화제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온라인 상영관 역할을 맡았다. 내달 영화제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영화제 초청작을 온라인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웨이브도 지난 6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와 협업해 영화제 상영작을 선보였다. 웨이브에선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 2천~7천원에 판매돼, 약 7천건의 유료결제가 이뤄졌다.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 결과 이용자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며 "이후 다른 영화제에서도 문의도 많이 들어와서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 영화제나 시상식도 OTT 중심으로 바뀔 판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업체들은 직접 제작하거나 투자한 영화의 작품성을 공인받기 위해 영화제, 시상식 출품에 적극적이었지만 코로나19에 '영화관 개봉'이라는 최소 자격 요건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 OTT 업체로선 영화상 수상을 위해 비용을 들여 영화관 상영을 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가령 미국 아카데미는 오스카상 후보 자격을 얻으려면 해당 영화가 로스앤젤레스에서 7일 동안 극장 개봉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에는 온라인 공개 영화도 자격을 주기로 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OTT, VOD 이용 증가로 관객들의 영화 소비도 언택트(비대면)로 빠르게 재편될 여지가 높다"며 "영화 투자 단계에서부터 OTT와 계약하는 한국 영화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