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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욱 “피아노 협주곡 4번 선사…베토벤의 심오한 매력 보여주겠다”


함신익 지휘자가 이끄는 심포니송과 6월13일 롯데콘서트홀서 협연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피아노 협주곡 4번은 베토벤의 심오한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곡입니다. 더욱이 함신익 지휘자의 오케스트라 ‘심포니송’과 협연하면 늘 저의 감성의 스위치가 더욱 강하게 켜지기 때문에, 이번 공연 역시 엑설런트 무대가 될 겁니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연세대 음대 교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공연을 앞두고 4일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는 6월 13일(토)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시리즈 III-베토벤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악성(樂聖)’의 작품으로만 꾸민 음악회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이 오는 6월 13일(토)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시리즈 III-베토벤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이 오는 6월 13일(토)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시리즈 III-베토벤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유영욱은 1998년 스페인 산탄데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07년 독일 본에서 열린 국제 베토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베토벤이 다시 태어나 피아노를 친다면 유영욱처럼 쳤을 것이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심포니송’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첫 연주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요. 최근 몇 년의 연주는 생생하지만 그 전의 연주는 가물가물합니다. 오케스트라는 아무래도 지휘자의 색깔과 철학을 반영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심포니송의 연주를 들으면 항상 가슴을 저미는 서정성과 그 바탕을 이루는 심오하면서도 따뜻한 색채가 인상적입니다. 저도 심포니송과 연주할 때면 늘 감성의 스위치가 더욱 강하게 켜지는 느낌입니다.”

-함신익 지휘자는 어떻게 만났나.

“함신익 지휘자의 명성은 제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세계 굴지의 명문 예일대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던 선생님께서는 저 같은 음악계 후배들 사이에서 우상이자 롤모델이었습니다. 처음 제대로 뵌 건 귀국 후 연주에서였는데 학생시절부터 존경해왔던 선생님과의 연주라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한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서 어려우신 분이면 어쩌나 걱정도 살짝 했는데 예상외로 너무 소탈하고 따듯하게 대해줘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서 종종 신문에 칼럼 등을 기고하시는데 하나하나 읽어볼수록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 뒤에 느껴지는 인간의 냄새와 온기에 더욱 감동하게 됩니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이 오는 6월 13일(토)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시리즈 III-베토벤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이 오는 6월 13일(토)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시리즈 III-베토벤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한국의 베토벤’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유영욱 피아니스트에게 베토벤은 특별한 작곡가일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베토벤이었고 마지막으로 우승한 콩쿠르가 베토벤콩쿠르였던 만큼 베토벤과 묘한 인연이 있습니다. 처음엔 딱히 연주하길 즐겼던 작곡가는 아니었어요. 베토벤의 작품은 어렵기도 어렵지만 피아노 전공생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하는 필독서 같은 존재라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항상 심사받고 평가받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30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편안한 마음으로 베토벤을 연주할 수 있었고 진심으로 심오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일단 긍정적으로 보자면 휴식시간이 많아졌어요. 사람을 자주 만날 수 없고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본의 아니게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영혼의 힐링을 하고 있어요. 공연이 많이 취소돼 공백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무대가 점점 멀게 느껴지고 연주 센스도 좀 퇴색된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더라고요. 다행히 진짜로 그렇지는 않았습니다만. 학교 레슨을 비대면으로 진행해야하는 것이 아주 힘들었어요. 보통 페이스톡 같은 것으로 했는데 음질이 안 좋고 자꾸 끊기고 해서 어느 정도나마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는 것들을 찾느라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티칭법이 있나.

“제 교육철학의 근간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믿음입니다. 주변에서 보면 조금만 발전이 더디고 어려워지면 바로 자신의 재능을 탓하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저는 ‘지금 안 되는 이유가 재능 때문인지 방법 때문인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묻습니다. 재능이란 말로 좋은 실력을 칭찬하는 것은 나쁠 것 없지만 반대의 경우 자포자기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락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재능이 있는 것은 판단할 수 있지만 재능이 없는 것은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선생의 진정한 의무는 일견 재능이 없어 보이는 사람조차 그 안에 숨어있는 재능을 깨우기 위해 늘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오는 13일에 열리는 ‘심포니 송의 베토벤 페스티벌’은 유영욱의 베토벤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공연은 문화예술 전문채널 아르떼TV에서 생중계로도 시청이 가능하다. 티켓은 2만~10만원이며, 예매는 롯데콘서트홀·인터파크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한편 함신익과 심포니송은 지난 2월 베토벤 최고의 걸작인 장엄미사와 지난 5월 프랑스 로맨틱 음악의 향연을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4월에 열 예정이었던 말러 교향곡 제5번은 오는 8월 27일로 연기됐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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