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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동 벌집·G밸리·고척 스카이돔…'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서울 구로구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1967년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산업화 중심지였던 서울 구로구. 지금은 고층 빌딩 숲이 자리 잡고 있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골목이 공존하는 동네다.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은 집 사이에 남아있는 옛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 또 변화한 일터이자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는 곳. 다시 꿈꾸고 있는 서울 구로구다.

6일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는 옛꿈을 기억하며 새로운 꿈을 키워가는 서울 구로구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서울 구로구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서울 구로구 [KBS1TV]

1967년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수출산업 공업단지, 구로공단. 50여 년 동안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오던 구로공단이 1990년대에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바뀌었다. 과거 섬유, 의류 등 제조업을 책임지던 공장촌에서, 이제는 빌딩 숲이 된 구로. 젊은이들의 활기가 넘치는 G밸리의 출근길에서, 서울 구로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며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한다.

◆ 여공들의 땀과 꿈이 있던 골목 '가리봉동'

구로구의 변화를 보여주는 G밸리를 지나면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가리봉동 골목이 나온다. 1980년대까지 여공들이 사는 쪽방이 가득했던 가리봉동. 한 집에 문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쪽방은 '벌집' 혹은 '닭장집'이라고 불렸다. 여공들의 일상이 담긴 쪽방은 이제 인근 회사에서 근무하는 젊은이들의 원룸촌이 됐다. 과거 출퇴근길이면 골목을 빼곡하게 채우던 여공들의 행렬을 기억하는 오래된 슈퍼를 마주하게 되는 배우 김영철. 고단했지만 꿈이 있어 행복했던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슈퍼 주인아주머니가 들려주는 가리봉동 골목의 옛이야기를 만나러 들어가 본다.

◆ 소년 기술공에서 소리를 만드는 장인 된 사나이 '수제 턴테이블 장인'

1970년대 봉제, 가발로 이름을 날렸던 구로공단. 80년대부터는 산업 기계 공구를 만드는 산업까지 열리며 구로의 이곳저곳에서 쇳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쇠 깎는 기계 소리가 울리는 오래된 상가를 들어서게 된 배우 김영철. 그런데, 이곳에 무슨 일인지 낯익은 음악이 울려 퍼진다. 음악 소리를 따라 한 가게 안을 들어가 보니 청년이 기계를 만지고 있다. 알고 보니, 아버지와 턴테이블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란다. 열여덟 살에 남원에서 상경해 선반 밀링공으로 평생을 보냈다는 아버지. 소년이었던 아버지가 서울 구로의 기계 상가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음악 덕분이었단다. 그때부터 소리를 만드는 장인을 꿈꿔온 아버지. 밤낮으로 턴테이블을 수리하며, 만드는 법을 독학하고 드디어 국내 유일 수제 턴테이블을 만들 수 있게 됐단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대를 잇게 된 아들. 수제 턴테이블 장인 부자의 사연을 만나본다.

◆ 손님들이 만든 맛 '33년 전통 무쇠 해물 솥 밥집'

유난히 회사와 공장이 밀집된 구로. 그 때문일까. 맛집도 많은 동네가 바로 서울 구로다. 공장촌 너머,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일명 먹자골목을 지나다 우연히 유리창 너머로 솥 밥을 짓고 있는 청년을 발견하게 되는 배우 김영철. 안으로 들어가 보니 메뉴가 '무쇠 해물 솥 밥' 단 하나란다. 처음 갈빗집을 열었던 주인장. 하지만 점심 메뉴로 내놓은 값싸고 든든한 무쇠솥 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자 솥 밥 집으로 변신을 한 것이란다. 메뉴는 물론 먹는 방법까지 손님들이 만들었다는 볼수록 재밌는 가게. 30년 전, 손님이 마가린을 싸 와서 솥 밥에 비벼 먹은 이후로 상마다 놓이게 된 '마가린'. 물 대신 '콩나물국을 부어 먹는 누룽지' 역시 손님들이 아이디어란다. 손님들에게 늘 감사함을 맛으로 대신하며, 33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쇠 해물 솥 밥집 모자. 그곳에서 든든한 한 끼를 맛보고 다시 길을 떠난다.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서울 구로구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서울 구로구 [KBS1TV]

골목을 벗어나 서울 구로의 중심부로 발길을 옮긴다. 걷다 보니 마주하게 되는 구로 올레길. 그 코스 중의 한 곳인 안양천의 시원한 물길에 절로 걸음이 멈추게 된다. 청량한 여름 내음을 품은 형형색색의 꽃밭으로 많은 서울시민, 구로구민들의 사랑을 받는 안양천.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 안양천 너머 위치한 서울 구로의 새로운 얼굴인 고척 스카이돔을 바라보게 된다. 여름이면 야구 경기로 함성이 울려 퍼지던 곳. 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잠잠한 분위기가 못내 아쉽기만 한 배우 김영철.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다시 동네 여정을 이어간다.

◆ 서울에서 해남산 우리 밀 빵집을 열게 된 사연은? '순 우리 밀 빵집'

다시 길을 걷다 밀과 늙은 호박이 놓인 한 가게를 발견한다. 가게 간판을 보니, '우리 밀 (울아버지 생산)' 표기.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빵집이다. 알고 보니 친정아버지가 해남에서 밀을 직접 생산해 제공하는 우리 밀 빵집이란다. 그뿐만이 아니라 조금은 특별한 빵 진열대. 대파 빵, 호박고지 빵, 흑임자 빵까지 이색적인 빵들이 한 가득이다. 이 모든 것들도 모두 해남에서 올라온 농작물들. 사연을 들어보니, 평생 치기공사로 일을 하다 남편이 과로로 쓰러지게 되자 3년 전 빵집을 차리게 된 것이란다. 한땐 걱정 없는 든든한 딸과 사위였지만 지금은 친정 부모님에겐 아픈 손가락이 됐다는 부부. 그런 딸 내외를 위해 친정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들을 모두 서울로 올려보내고 있단다. 재기를 위해 혼신을 다해 빵을 만드는 부부, 그리고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깊은 마음이 담긴 빵집의 사연을 만나본다.

◆ 함께 이겨내요 코로나 19! 청년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사랑의 도시락'

대학로를 걷다 우연히 한 분식집 앞에 붙은 포스터를 발견하게 된다. '청년 소상공인과 함께 밥을 짓고 있는 캠페인'의 포스터.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도시락 포장이 한창이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힘든 나날을 겪고 있을 청년 소상공인들을 위해 서울시와 구로구가 청년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취약 계층에게 따뜻한 밥상을 지원하기 위해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는 것이란다. 그곳에서 어머니와 함께 정성껏 도시락을 만드는 청년 상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함께 도시락 배달을 하며 작게나마 위로를 전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 서울 한복판에 양봉장이 있다?! 양봉 박사가 된 평범한 꿀 중년 이야기

이번에 닿은 골목에선 똑같은 모양의 다세대 주택들이 나란히 마주 보고 있는 풍경이 눈에 띈다. 1980~90년대에 지은 빨간 벽돌의 쌍둥이 집들. 그 골목을 둘러보다 우연히 잘 가꾼 텃밭을 마주하게 된다. 10여 년 전부터 마을 사람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밭. 1~2평 남짓 작은 공간이지만 딸기부터 오이, 상추까지 알뜰하게 농사지은 땅을 구경하게 된다. 온통 아스팔트인 서울에서 푸른 밭을 키우는 맛이 삶의 낙이라는 사람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텃밭 뒤로 줄지어 있는 양봉 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곳에서 벌 떼가 몰려드는 와중에도 연신 웃음꽃이 만개한 중년 남성. 벌을 키운 지 6년 차라는 그는 평생 공장으로 일을 다니며 늘 반복되는 삶을 살다 양봉을 하며 새로운 꿈과 웃음을 찾게 됐단다. 이제 벌이라면 뭐든 척척 읊게 된 양봉 박사 꿀 중년을 만나 진한 꿀 한 잔을 맛보고 다시 동네 안으로 들어선다.

◆ 도심 속의 숨 터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다시 동네 탐방에 나선 배우 김영철. 이번엔 주택가 사이에서 철길이 난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치게 된다. 이젠 기차 운행이 중단된 이 철길은, 과거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며 공업용 화물을 나르던 항동 철길. 자칫 폐철로로 버려진 공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추억을 회상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 만든 덕에 운치 있는 공간이 됐다. 배우 김영철도 철길을 따라 걷다가 도착한 간이역에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항동 철길 옆으로 난 푸릇한 풍경. 그곳의 정체는 바로 서울시 최초의 시립 수목원인 푸른 수목원이다. 2,400여 종의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 이곳은 봄꽃부터 푸르른 나무, 그리고 갈대, 단풍나무가 가득해 봄, 여름, 가을 세 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공간. 아이들부터 청년, 중년, 노인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숨 터인 푸른 수목원에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 퇴근길 다시 찾은 가리봉동 그곳에서 소울푸드를 만나다 '30년 곱창집'

노을이 질 무렵, 다시 서울 구로구 한 바퀴를 시작했던 가리봉동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후 시간, 한적했던 아침 풍경과 달리 북적이는 가리봉동의 시장. 그곳에서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단 하나 바뀌지 않고 한 자리를 지키는 오래된 곱창집을 만나게 된다. 그 옛날, 여공들이 월급을 타면 꼭 오던 필수 코스였다는 곱창 골목. 예전엔 여덟 집이나 됐던 가게들은 여공들이 점차 가리봉동을 떠나며 함께 사라지게 됐고, 지금은 이 집 한 곳만 남았단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넘치는 정과 맛, 그리고 양으로 아직까지 추억을 팔고 있는 여든의 할머니가 바로 이 곱창집의 주인장. 주머니 가벼운 여공들에게 산더미처럼 쌓은 곱창을 볶아주던 할머니는 이 자리를 30년 동안 지켜왔다. 단 한 명의 손님이라도 옛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올까 아직 문을 닫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 그곳에서 오랜 단골들을 만나고 옛이야기를 함께 한다.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제75화 '다시 꿈꾸다–서울 구로구' 편은 6월 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방송된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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