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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의 이야기’ 뭉클아리아 2곡 국내 첫선…이재신 6월13일 작곡발표회


오페라·뮤지컬·창작가곡·현악4중주 등 스펙트럼 넓은 음악 선사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이쯤 되면 작곡가 이재신은 ‘족집게’다. 4월에 개최할 예정이던 작곡 발표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6월로 미뤄진 가운데, 원래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최근 사회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촉’을 보여줬다.

오페라 ‘그 소녀의 이야기’는 윤미향 사태로 위안부 문제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시의적절한 선택이 됐고, 팬데믹 공포가 지구촌을 휩쓸면서 오페라 ‘케르베르소 이야기’ 역시 절묘한 타이밍에 어울리는 초이스가 됐다.

작곡가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작곡가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 매드신 연상시키는 ‘내가 사람을 죽였어’ 뭉클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그 소녀의 이야기’다. 미국 땅에 세 번째로 세워진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을 기념해 제작했으며,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먼저 초연됐고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 위안부로 팔려간 두 소녀(영자·점례)를 중심으로 슬픈 역사에 대한 위로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소프라노 신승아, 소프라노 이정은, 태너 엄성화, 바리톤 박정민, 피아니스트 김순기.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소프라노 신승아, 소프라노 이정은, 태너 엄성화, 바리톤 박정민, 피아니스트 김순기.

◆ 총살 명령을 받고 ‘햄릿’처럼 고뇌하는 김선남 대위

‘1953’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2017올해의신작 선정작으로, 2018년 3월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초연됐다.

배경은 6·25한국전쟁이 휴전 분위기로 무르익어가는 1953년. 국군 김선남 대위는 수용소 포로들을 모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연극으로 올리라는 명령을 받는다. 연극을 활용해 반공포로를 교화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있는 지시였다. 빨갱이라면 치를 떠는 김 대위는 어쩔 수 없이 연출을 맡게 돼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포로들과 씨름을 한다.

하나가 되기에 포로들의 배경은 서로 달랐지만 우여곡절 끝에 점차 연극을 완성해간다. 하지만 어느날 그친 줄만 알았던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 상부에서는 모든 포로를 총살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온다. 그동안 연습을 함께 하며 이념을 넘어 인간적 유대관계를 쌓았던 김 대위는 고뇌한다. 총살 명령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살려줄 것인가?

이번 공연에서는 포로 오영실(소프라노 이정은 분)이 고향의 부모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아리아 ‘아, 꿈이라면’과 포로들이 연극을 연습하는 장면에 포함된 삼중창(소프라노 신승아·테너 엄성화·바리톤 박정민) ‘가시나’가 연주된다.

◆ 지구촌 휩쓴 팬데믹 공포 다룬 ‘케르베로스 이야기’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현악사중주를 연주하는 '콰르텟 수'.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현악사중주를 연주하는 '콰르텟 수'.

오페라 ‘케르베로스 이야기’는 신은 신대로, 또 인간은 인간대로 상실의 슬픔을 노래한다. 대형 참사로 남편을 잃은 부인은 죽은 남편과 이중창(소프라노 이정은·바리톤 박정민) ‘나를 보는 눈’을 부르고, 또 케르베로스를 흠모하는 카론은 강가에서 그리움의 이중창(소프라노 이정은·신승아) ‘내가 왔어’를 들려준다.

◆ 애잔한 향수·아름다운 멜로디 빛나는 ‘내 가슴에 별빛’

이재신이 작곡한 뮤지컬 ‘145년만의 위로’도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군이 병인양요 때 약탈한 강화도 외규장각 도서와 이를 되찾기 위해 일생을 바친 서지학가 박병선 박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신승아가 박병선 박사로 변신해 애잔한 향수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빛나는 ‘내 가슴에 별빛’을 부른다.

오페라·뮤지컬뿐만 아니라 창작 한국가곡도 부른다. 이정은은 ‘꽃사슴 뛰노는 청와대(오희정 시)’와 ‘명동성당에서(하옥이 시)’를, 박정민은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작자미상 사설시조)’와 ‘바람위의 여의도(박하민 시)’를, 그리고 엄성화는 국내 초연되는 ‘한강(이재신 시)’을 노래한다.

바이올린 여근하·김주은, 비올라 임경민, 첼로 박한나로 이루어진 ‘콰르텟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현악사중주 ‘그 소녀의 이야기’와 ‘검은 바다’를 연주한다. 이번 공연의 모든 반주는 피아니스트 김순기가 맡아 가수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재신은 독일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오페라 ‘케르베로스 이야기’ ‘1953’ ‘그 소녀의 이야기’, 뮤지컬 ‘이클립스’ ‘145년만의 위로’, 그리고 영화 ‘마지막 밥상’ ‘허수아비들의 땅’ 등의 주제곡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을 작곡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그의 두 번째 저서 ‘가곡과 오페라 작곡론’이 출간됐다.

전석 5만원이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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