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패스와 경쟁 될까…중소 인증업체 '고심'

카카오페이·패스와 경쟁 될까…중소 인증업체 '고심'

시장 장악 우려…과기부 "사업자 간 협력방안 모색할 것"

[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최근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전자서명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공인인증업체 등 일부 중소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 이동통신사의 패스(PaaS) 등 큰 기업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증 서비스 뿐 아니라 연계돼 판매하던 보안 솔루션 등 사업에도 오히려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인인증제 폐지에 따른 자율경쟁 체제가 예상되면서 이통사 등 유력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중소 인증업체가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이미지=아이뉴스24]

실제로 카카오페이, 패스 애플리케이션 등은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사실상 이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매우 친숙한 서비스로 전자서명 시장 진입도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패스 가입자의 경우 내달 중 3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에 따르면 패스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패스 인증서' 인증 건수 역시 연초보다 약 6배 늘었다. 지난 2017년 6월 처음 나온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도 만 3년도 안 된 지난달 초 사용자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지정 공인인증기관이던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는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 서비스 부문을 독점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들이 전자서명 사업자도 할 수 있게 되면 막대한 자금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고 시장을 점령할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게 아닌 기존과 똑같은 PKI 인증서를 사용해 절대적 지배력을 가진 곳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법 개정 취지와도 맞지 않다"도 비판했다.

한 생체인증 업체 대표도 "사용자 기반 플랫폼을 갖고 있는 통신사 등이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이들과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공인인증기관 아래 보안 기업들이 이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묶어 함께 공급하기도 했으나 이제 해당 시장도 점진적으로 없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법 개정 등에 따른 시장 경쟁 변화가 예상되면서 전자서명 사업자 간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윤희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과 사무관은 "이번 개정안 취지는 기존 공인인증 제도가 갖던 독점적 지위를 폐지하고 자율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등 정부가 관여할 여지를 최소화한것"이라면서도 "신기술 전자서명 사업자들이 기존 공인인증 기관이 선점한 시장에서 같이 상생할 방법에 대해 고민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 등이 있어 다른 제도적 지원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전자서명 사업자 간 협력을 꾀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자서명은 전자문서에 서명을 한 사람이 해당 문서에 서명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문서에 첨부되는 등 방식의 전자 정보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이 이용돼 왔다.

이번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PKI 뿐 아니라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자서명 개발·이용을 활성화 하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신기술 기반 업체에게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은정 기자 ejc@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