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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승부사' 최태원 회장도 코로나19 직격탄…성장전략 카드는


시장 일각 "M&A 통한 성장 전략 당분간 접을 것"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혁신적인 변화를 할 것이냐(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own)."

재계 인수합병(M&A) 승부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98년 부임하면서 던진 취임 일성이다. 재계 일각에선 최 회장은 부친 최종현 선대 회장으로부터 M&A DNA를 물려받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SK는 국내 재계서열 3위인 SK그룹의 지주회사로 국내 109개, 해외 337개 등 총 44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전망 좋은 기업을 골라 사들여 운 좋게 성장했다고 폄하하기도 한다"면서도 "인수 뒤 회사를 키우는 PMI(인수 뒤 통합)가 M&A 성공의 본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태원 회장의 M&A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SK가 지난 1분기 적자전환하면서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소재·에너지 분야 투자에 공을 들여온 SK의 투자성과가 'SK바이오팜' 상장(IPO)으로 첫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소재·에너지 분야 투자에 공을 들여온 SK의 투자성과가 'SK바이오팜' 상장(IPO)으로 첫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23조7천261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9천22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부진한 성적이다. 이같은 어닝쇼크는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1조7천7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에도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기에, SK 연결 영업이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않다. 당장 증권사의 이노베이션에 대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천689억원 적자를 전망한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위축과 유가 하락 등 악재가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달 최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핵심 계열사들이 초유의 위기를 맞아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를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며 국제유가 폭락에 따라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다. 배터리 부문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차질, 수요 감소 등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다.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마다 가시밭길이다. SK하이닉스도 코로나19가 반도체 핵심 장비 업체가 있는 유럽과 북미에 빠르게 번지면서 장비 공급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소비 위축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 우려도 금융투자 업계를 중심으로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가동을 목표로 20조원을 투자해 이천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M16을 건설 중이며 중국 우시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인 C2F 설비 반입도 본격화하고 있다.

SK그룹의 신사업인 배터리와 바이오 부문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배터리 부문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 등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지배구조와 관련한 향후 SK그룹의 행보에 대해선 전망도 엇갈린다. 크게 SK텔레콤의 투자 부문을 중간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SK텔레콤 사업부문 물적분할)과 SK텔레콤의 투자부문을 인적 분할해 SK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심원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관점에서 SK텔레콤은 물적 분할 보다 인적분할 가능성이 높으며, SK 주가는 상승, SK텔레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SK바이오팜 상장은 SK텔레콤 분할 및 합병 이후일 경우가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최남곤 연구원은 "지주사 SK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펼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주요 비상장법인의 실적이 양호하다"고 예상했다. 특히 최 회장이 바이오·소재·에너지 분야 투자에 공을 들여온 SK의 투자성과가 'SK바이오팜' 상장(IPO)으로 첫 열매를 맺을 것으로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SK바이오팜 상장은 27년간 신약개발에 투자한 최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 연구원은 "6월에는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장 이후 SK바이오팜 주가가 5조원 이상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상장이 성공하면 SK실트론과 SK E&S 등 SK 보유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상장의 모멘텀을 마련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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