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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계 1·2위 총수 회동에 담긴 포스트코로나 의미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요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간이 멈춘 듯하다. 모든 걸 '잠시 멈춤' 상태로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소한 여행부터 결혼, 이직 등을 준비하던 이들은 계획을 미뤄둔 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해외 진출부터 투자 계획 등을 잠시 보류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대응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경영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에 처한 만큼 무언가를 예측하고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도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총수는 달라도 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 속에도 미래를 고민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사업을 목적으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위기 속 미래 기술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날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차세대 전지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으로 기존 배터리와 달리 내부에 인화성 액체가 없어 폭발하지 않는다. 더구나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하고 1천 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는 기업이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협력을 논의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산업 시대에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은 필수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일찌감치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동맹'을 맺고 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연합이 대표적이다.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지난달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2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차세대 기술 확보를 두고 패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시장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는 건 상당한 의미를 내포한다. 기업을 넘어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힘이 실리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배터리 동맹'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미래차 분야에서의 전략과 기술을 교류했다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이 보이지 않던 경제 상황 속에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으니 말이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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