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부품업계, 글로벌 4강 진입 조건…미래차·대형화·해외거래선


獨·日·美 3강 구도 속 4강 경쟁 진입 치열…기술 경쟁력 있지만 과제 산적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미래차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부품산업도 이 기회에 글로벌 4강 진입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부품의 경우 기술 경쟁력은 있지만 미래차 수요에 맞는 전장 부품 사업 확대와 부품기업 대형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업체들과의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은 독일, 일본, 미국 등의 3강 구도다. 4강 진입을 두고는 현재 한국, 프랑스, 캐나다 등이 경쟁하고 있지만 여기에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부품기업이 4강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산업의 역사가 그리 오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기술을 통한 시장 선점뿐 아니라 여기서 비롯한 세계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

4강에 진입하려면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에 속한 국가별 부품기업 매출합계가 1천억 달러 이상이 돼야 하는데,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100대 기업 안에 6개 기업이 위치해 있으며 매출합계는 약 533억 달러 규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독일, 일본 등의 부품회사는 웬만한 중소 자동차 회사보다 더 큰 회사들"이라면서 "역사 또한 독일은 100년 된 회사들인데 한국 자동차산업은 역사가 60년밖에 안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떤 아이템을 누가 먼저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맞춰갈 수 있는데 후발업체로 시작했으니 못 미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독일 대표 자동차부품기업인 보쉬와 콘티넨탈은 그 역사가 130년이 넘었다. 3강에 위치한 국가들은 완성차 생산대수도 중국을 제외하고 많은 국가들이다. 이는 현재도 유효하다. 2019년 기준으로 완성차 생산대수는 미국 1천만여 대, 일본 950만여 대, 독일 490만 여대다. 한국은 390만여 대다.

국내 부품 수출 가운데 70% 정도가 한국 기업 간 거래다. 국내 완성차업체와 부품계열사 간 수직 구조를 통해 자동차산업을 압축적으로 성장해오면서, 국내 기업 간 거래에 의존하는 구조를 고착화해서다. 이에 따라 국내 부품업체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 참여 비중이 낮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월 미국 CES서 공개한 도심 자율주행 콘셉트 엠비전. [사진=현대모비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부품기업이 글로벌 4강에 진입하기 위해선 미래차 수요에 맞는 전장 사업의 확대와 다양한 해외 완성차업체들에 대한 공급망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들 가운데 상위 10 곳을 포함한 약 30개 기업이 전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반적으로 매출과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최근 100위 내 새로 진입한 부품기업의 대부분이 미래차 사업 관련 전장 기업들이다. 현대차 계열사로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 전문기업인 현대케피코도 그 가운데 하나로 91위에 진입했다.

하지만 국내 전장 부품 업체 수는 333개로 전체 부품업체의 4%에 불과해 전세계 미래차 관련 부품 수요가 증가해도 생산 기반이 취약해 글로벌 4강 도약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부가 올해 50억 원을 들여 국내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기업의 미래차로의 사업전환을 위한 기술, 자금, 시장개척 등 종합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더불어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상위 자동차부품기업들처럼 기업을 대형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도 필요하다. 양재완 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상위권 부품기업의 매출액 규모가 점차 커져 대형화하는 추세다"며 "단기적으로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선 대기업 중심의 인수합병(M&A) 추진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로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 것과 LG전자가 차량용 램프 전문기업인 ZKW를 인수해 기존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부품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 것이 그 예다. 부품 기업 대형화는 대규모 공급 능력 확충 등 공급망 안정성에 기반해 다양한 해외 완성차업체들과의 거래 확대를 통한 GVC 참여를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미래 전기차(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자동차]

희망적인 것은 글로벌 4강 진입 실현을 위한 기본 조건인 한국 전장 부품 관련 기술력뿐 아니라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차량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따질 것도 없이 한국이 세계 1위이고, 수소연료전지차에 들어가는 스텍도 우리가 만들 정도로 기술력이 높다"면서 "현대·기아차의 차량이 글로벌 품질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품 품질 또한 받쳐주기 때문이라 국내 부품의 품질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밀리지만 중국 부품 품질이 아직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을 제외한 그밖에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 부품은 가격 경쟁력도 있다"면서 "또 최근 자동차업계 경쟁이 치열해 새로운 차종 개발 기간이 22개월로 많이 단축됐는데 한국 부품업체들은 이러한 일정에 대한 대응도 잘 해주는 편이라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점점 한국 부품업체들에게 러브콜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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