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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쿠팡·위메프 이커머스 생존전략 3사3색…실적변화 눈에 띄네


상장·규모의 경제·내실 다지기 각자 다른 선택…최종 승자 누굴까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티몬·쿠팡·위메프 3사가 각자 다른 전략을 구사하며 이커머스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3사가 구사하는 전략에서는 서로 결이 다르지만, 실적변화에서는 크게 두드러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맡은 티몬·쿠팡·위메프 3사가 긴긴 실적부진의 터널이 끝나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1천751억 원, 영업손실 7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중단한 물류사업 등의 손실을 반영하고, 수수료 및 광고 등 기타 순매출로만 매출을 산정한 결과다. 오히려 영업손실을 41% 감소시켜 흑자 전환의 기반을 다졌다.

앞서 쿠팡과 위메프도 좋은 실적을 제출했다. 쿠팡은 역대 최대 영업손실 우려를 뒤집고 지난해 7조 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영업손실 폭도 4천억여 원 줄였다. 물류에 대한 투자가 '규모의 경제'에 가까워졌고, 오픈마켓의 비중을 높인 전략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위메프는 프로모션 및 마케팅 비용을 늘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2배 이상 커진 758억 원에 달했지만, 거래액은 6조4천억 원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 연말 3천7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자본잠식 문제도 해결했다.

◆'업계 최초 상장' 추진 티몬…군살 빼고 내실 키울 것

앞서 티몬은 기업공개(IPO)와 매각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다. 당초 티몬은 매각에 무게를 좀 더 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3월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월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자 IPO를 중점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티몬은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IPO에 보다 중점을 둔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진원 티몬 대표]
티몬은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IPO에 보다 중점을 둔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진원 티몬 대표]

티몬은 올해 2~4분기 흑자를 달성해 내년에 IPO를 성공시킬 계획이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이커머스 업계가 이 같은 변화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만큼 티몬이 꿈꾸는 '장밋빛 미래'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낮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티몬이 이번 실적 공개에서 외형적 매출액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수익의 '질'을 강조한 전략도 IPO를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수익을 자체적으로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성공적 IPO를 이뤄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진원 티몬 대표는 "지난해 1년은 향후 흑자경영 10년을 위한 환골탈태의 출발 원년이었지만, 하반기 이후 실적이 급속 개선되다 보니 연간 지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기지 못해 아쉽다"며 "올해 첫 흑자 전환 성적표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성장 드라이브' 건 쿠팡…규모의 경제 구축해 결실 일굴까

쿠팡은 당분간 외형 성장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최고의 물류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으며, 이로 인한 거래액 증가가 '규모의 경제'를 형성해 지속적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오픈마켓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쿠팡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오픈마켓은 원가가 없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실제 이커머스 업계에서 지속적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도 오픈마켓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업계는 쿠팡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쿠팡]
업계는 쿠팡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쿠팡]

쿠팡 역시 지난해 오픈마켓 확장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자사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내 1억 원 이상 매출 판매자 수를 전년 대비 110% 키워냈으며, 수수료 매출도 1조700억 원 대에 달할 정도로 높였다. 이에 매출원가율도 2018년 95.3%에서 83.5%까지 내려가 적자폭 개선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쿠팡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물류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꾸준한 로켓배송 센터 건립, 새벽배송 증가가 물류 적자 감소로 이어졌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배송량이 지속 늘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같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업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하더라도 막대한 적자를 짊어지고 있는 쿠팡이 또 다른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적자를 스스로의 역량으로 어느 정도 메꿀 수 있는 '자체 생존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픈 마켓 전환' 박차 위메프…외형성장 전략 이어갈까

'상장'과 '실적개선'으로 떠들썩한 한 해를 보낸 티몬·쿠팡과 달리 위메프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1년을 보냈다. 다만 지난 연말 유치한 3천700억 원의 투자금으로 자본잠식 상황이 해소된 만큼 올 한 해 더욱 적극적인 외형 성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위메프는 지금까지 보유 자산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공격적인 외형 확장 전략을 펼쳐 왔으며, 투자금으로 추가적 여력이 생긴 만큼 더욱 공격적인 시장 공략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메프의 외형성장 전략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오픈마켓'이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 2015년까지 쿠팡과 유사한 직매입 중심 성장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고, 2016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위메프는 3천700억 원의 투자금을 활용해 적극적인 외형 성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위메프]
위메프는 3천700억 원의 투자금을 활용해 적극적인 외형 성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위메프]

그 결과 2015년 89.8%였던 매출원가율을 지난해 25.1%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거래액도 지속 성장해 6조 원을 넘어섰다. 또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의 비중도 함께 낮아져 어느 정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지속적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다변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가구 제조업,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매업, 통신 판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자회사 8개를 세웠다. 또 '위메프오' 등 배달 서비스에도 2년간 수수료 동결 등의 파격적 조건을 내세우며 성장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 "실질적 성과 낸 회사 사실상 없어…승자 전망 어렵다"

업계는 이 같은 이커머스 '빅 3'의 엇갈린 선택의 결과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모든 업체가 단순히 '높은 가능성'만을 가지고 있을 뿐, 실질적 성과를 낸 것은 지난달 월간 흑자를 기록한 티몬 외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 3사 모두 매각 등 이슈가 아직도 산재해 있는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두고 있던 유통 공룡들이 연이어 이커머스 쏠림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미래를 전망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금을 받지 못할 경우 재무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이커머스 3사에 비해 유통 대기업에게는 자본 여유가 있고, 이들이 이커머스 업계에 대해 '치킨 게임'을 시도해 시장이 '버티기 싸움'으로 변모할 경우 이커머스 3사가 한 순간에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이다.

업계는 유통 공룡들의 이커머스 시장 공략이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는 유통 공룡들의 이커머스 시장 공략이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온(ON)'과 '쓱(SSG)닷컴' 등 유통 공룡들이 선보이고 있는 서비스가 이커머스 3사가 가지고 있는 고객 수요를 뺴앗아 올 만큼 경쟁력이 높지 않으며,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시장을 점진적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3사의 지속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연이어 호전된 실적을 내놓아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아직 '수익'을 구현해 낸 업체는 없다"며 "이들이 제시하는 수익성이 모두 '가능성'인 만큼 현재 상황만 보고 미래를 예상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유통 대기업들도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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