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냉장 배송된 식료품의 변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티커가 개발됐다.
일명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로, 상온(10℃ 이상)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섬유 필름을 스티커로 만들어, 부착된 제품의 상온 노출 이력과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7일 한국화학연구원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박제영·황성연·최세진 박사팀이 개발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를 선보였다.
이 스티커의 핵심은 상온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섬유 필름이다. 저온 상태의 나노섬유 필름은 가느다란 실이 교차한 안정된 형태로 빛의 통과를 막는다. 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동안 노출되면 나노섬유 구조가 붕괴되면서 빛이 투과해 투명해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나노섬유 필름의 뒷면에 (경고) 이미지가 인쇄된 일반 필름을 붙여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나노섬유 필름이 상온에 노출돼 투명해지면 뒷면의 일반 필름에 인쇄된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나노섬유의 조성과 두께를 변화시켜 나노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는 시간도 최단 30분에서 최장 24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어 부패속도가 다양한 식료품에 맞추어 적용할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 박사는 "한 번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를 다시 냉장·냉동하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고, 상온 노출 시간을 임의로 느리게 할 수도 없다. 사실상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스티커의 제작 비용을 개당 10원대로 예상했다. 또한 얇고 유연하며 가위로 잘라도 정상작동하기 때문에 어디에든 부착할 수 있어 식료품은 물론 고가의 의약품 저온유통 등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가 의약품의 저온유통 용도로 상용화된 키트는 특수 잉크의 화학 반응을 이용해 상온 노출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키트가 단단하고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다양한 제품에 부착하기 어렵고 제조비용도 수천원대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최세진 박사는 “기존의 의약품 유통용으로 쓰이는 키트는 파손될 경우 특수 잉크가 흘러나올 위험성도 있다”면서 “반면에 이번에 개발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유통 과정에서 손상돼도 화학물질 유출 우려도 없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3월호에 ‘식품의 콜드체인 배송시 온도·시간 이력을 지시하는 나노섬유 스티커(A Self-Healing Nanofiber-Based Self-Responsive Time-Temperature Indicator for Securing a Cold-Supply Chain)’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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