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구현모 체제 KT, 컴플라이언스 강화… 왜?

컴플라이언스委 상설화, CCO 영입…美SEC 조사 등 '정면돌파' 해석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구현모 신임 대표(CEO) 체제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KT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등 준법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전담 조직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구성 및 법무실 등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과 안상돈 전 검사장을 각각 컴플라이언스위원장과 법무실장으로 영입했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치권 등 외풍에 시달려온 KT가 내부 출신의 구현모 대표 체제를 맞아 조직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한층 더 강화하는 등 혹시 모를 CEO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KT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회계조사 등을 앞두고 이에 대한 선제적인 조직정비 등 대응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3일 KT는 기존 법무실과 윤리경영실 내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직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하고, 위원장에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현 변호사김희관법률사무소 변호사)을 내정했다고 밝혔다.<본지 4월 2일자 기사 참조>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준법감시기구로서 김희관 위원장은 KT의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를 맡게된다. 아울러 KT는 박병삼 법무실장 후임에 안상돈 전 서울북부지검 검사장(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을 영입했다.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회사 준법경영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등 기업에 요구하는 준법경영 수준이 높아지는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며 "관련 조직 강화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 등 준법경영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KT가 구현모 대표 체제 출범에 맞춰 말 그대로 '더 이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투명한 조직'으로 체계를 정비하고 나선 셈이다.

실제로 구현모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투명하고 강한 KT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준법경영 강화, 정치 외풍 악순환 고리 끊는다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이른바 '주인없는 회사'라는 이유로 정치권 출신의 CEO 등 낙하산 인사, 청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구현모 대표 선임 과정에서 별도 추천위 구성, 사내외 공모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 것도 이 같은 외풍 등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 차원. 구 대표는 30년 정통 KT맨으로 남중수 사장 이후 첫 내부 출신 CEO다. 구현모 체제의 KT가 준법경영 강화 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실제로 구현모 대표는 CEO에 내정된 뒤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조직 재편 등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9부문 5실' 조직을 '7부문 3실'로 슬림화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른바 대관 등 업무를 맡는 대외협력(CR) 조직은 부문급에서 부서급으로 축소, 경영지원부문으로 편제하고 업무비용 역시 대폭 삭감했다.

이와 달리 법무실 컴플라이언스사무국과 윤리경영실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진단 조직을 상설 기구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확대재편했다. 후속으로 검사장, 연수원장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인사까지 마무리한 셈.

김희관 CCO나 안상돈 신임 법무실장 모두 KT나 구현모 대표와 이렇다할 인연이 없다는 것도 특징. 오랫동안 법무검찰 조직에 몸담아 기업 경험도 많지 않다. 이같은 경력이 오히려 선입견 없는 냉정한 판단, 보다 합리적인 준법 감시 역할의 적임자로 판단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또 KT 법무실의 경우 경찰 조직 출신 등을 중심으로 준법 관련 전문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2명을 영입한 데 이어 최근 경찰청과 강남서, 서울청 지능법죄수사대 출신 3명을 더 충원할 예정으로 대부분 경찰대학 출신이기도 하다.

◆美 SEC 조사 등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정면돌파 시각도

이같은 준법경영 강화는 지난해 불거진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및 이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실태조사 등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 성격도 있다. KT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른바 '준법훼손위험(compliance risk)'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인 것.

KT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CR 부문을 통해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속칭 '상품권 깡'으로 제19·20대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황창규 전 KT 회장과 구현모 KT 사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에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협의 등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KT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돼 있어 이 같은 회계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SEC 조상 대상이 된다. SEC는 앞서 지난 2017년말 최순실 사건 관련해서도 KT 측에 사람을 보내 K재단·미르재단 후원금 경위와 특정기업 광고 몰아주기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태조사까지는 가지 않았다.

SEC는 이번 정치 후원금 관련 의혹으로 지난해 KT를 상대로 회계조사에 착수, 정치 후원금이 불법 로비에 해당되는지, 각종 경비가 회계상 적정 처리됐는지, 회계장부상 지출 내역과 비용이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뒤 이어 실태조사를 위해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

SEC 조사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나 조사가 시작되고, SEC 측이 KT 문제가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면 제재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KT가 구현모 대표 출범에 맞춰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직 및 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대외협력 조직을 재정비하고, 재무 효율성 및 건전성 담보를 위해 일부 비용통제 등 관리를 강화한 것은 이 같은 문제 등의 재발 방지, 또는 해결 차원으로 풀이된다.

컴플라이언스 이슈는 결국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KT는 최근 임직원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강화 등에도 신경쓰고 있다. 구 대표가 약 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요 임원 80명은 지난달 18일부터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책임 경영 등 의지를 보여 시장에 저평가된 주주가치 향상을 꾀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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