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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시장에도 엄습한 공포…발행규모 절반 '뚝'


ELS·DLS 기초자산, 이미 고점 대비 30~70% 폭락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세계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이미 상당수 원금손실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파생결합증권(DLS)의 경우 발행규모는 더 쪼그라들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규모는 원화와 외화를 합쳐 총 3조8천674억원, 1천327개로 지난 1~2월 월평균(6조8천585억원) 대비 44% 가까이 급감했다. DLS 발행 또한 5천460억원, 104개에 그쳐 같은 기간 1조992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사진=조성우 기자]
[사진=조성우 기자]

ELS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세계 주요국 지수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하고 정해진 기간 이들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아 지난해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판매액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ELS 만기는 통상 2~3년 정도로 1년짜리 정기예금에 비해 길지만 대부분은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가 있다. 기초자산으로 삼은 모든 지수와 종목이 가입 당시 설정된 기준가의 일정 수준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만기 전이라도 원금과 이자가 조기에 상환되는 것이다.

DLS는 주가지수 이외 유가나 금리 등 기초자산이 다를 뿐 그 원리는 같다. 물론 이들 기초자산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이자는 커녕 원금까지 잃을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가팔라진 최근 한달새 주요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상당수 ELS와 DLS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다. 국내 ELS의 단골 기초자산인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최근 3년래 저점(3월23일, 2237.40)이 고점(2월19일, 3386.15)보다 34%를 하회했다.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도 저점(3월16일, 2450.37)이 고점(2월20일, 3822.98) 대비 36%나 낮다. 홍콩 H지수도 지난달 19일 8559.64까지 추락하면서 3년래 고점인 2018년 1월26일(1만3723.96)보다 37% 넘게 떨어졌다.

DLS의 기초자산이 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5월 인도분 WTI는 지난달 30일 배럴당 20.09달러에 장을 마치며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최근 3년래 고점(2018년 10월3일, 76.41달러)보다 무려 73% 이상 추락한 가격이다. 같은 날 브렌트유 역시 22.76달러를 기록하며 2002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러나 상황을 조금 달리 해석해 이를 저점구간으로 본다면 오히려 지금 발행되는 ELS와 DLS는 최적의 투자처일 수 있다. 앞으로 더 큰 폭락만 아니라면 이들 파생상품의 조기상환(녹아웃·Knock-out)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나 종식은 여전히 요원한 데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까지 일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증권가에선 ELS 발행 취소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은 19325회, 19342회의 발행을 모두 취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ELS 10685호의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해 발행하지 못했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ELS 발행도 잇따라 취소됐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로나19 이슈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ELS 녹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낙폭이 큰 유로스톡스50의 경우 (고점을) 2000포인트 하회하는 경우 원금손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고, 일부 증권사는 1800포인트만 떨어져도 녹인이 대량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된 지수들의 급락으로 기 발행된 ELS의 일부는 이미 녹인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유럽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유로스톡스50에 대해서는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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