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무면허 10대들이 몰던 차량에 치여 사망한 대학생의 여자친구가 "제 남자친구가 억울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강력한 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A씨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심경글을 남겼다. 그는 자신을 숨진 대학생의 여자친구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자 집안에서 가장 노릇을 하던 남자친구는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헬멧도 항상 착용하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사람이었는데, 잠깐 그 몇 초의 순간에 의해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 사고의 가해자들, 총 8명의 05·06년생 남자·여자아이들은 차를 훔쳐 타고 서울에서부터 대전IC까지 내려왔다"며 "그 차량은 신호를 전혀 지키지 않고 역주행도 해가며 도주하던 도중 마지막 퀵서비스 배달을 하던 제 남자친구를 쳐서 남자친구는 그 자리에 즉사했다"고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 차량은 뒤도 보지 않고 200m 정도 도주 후 차를 세워 도망갔다"며 "그 당시, 여자아이 하나가 경찰에 잡히고 '저 너무 힘들어요'라며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간 상황에 여자아이는 떳떳하게 그 말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성하지 않은 10대들의 태도에 분노를 표했다.
A씨는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자 한 명만 소년원에 송치됐고, 다른 7명 모두 보호자 인계해 귀가했다"며 "운전자도 2006년 11월생으로 촉법소년이라 처벌을 안 받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아직은 미성숙한 아이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전과 기록을 남기는 등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처분을 받지 않는 것인데,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도망친 저 아이들이 미성숙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A씨는 "저런 짓을 하고도 가해 아이들은 죄책감도 없이 얼굴 들고 평소와 같이 행동하며 웃고 다닌다. 마음가짐이 성인보다 미성숙한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저 아이는 소년원 다녀온 것을 훈장처럼 생각할 것이며 다녀와서 또 같은 피해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사람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촉법소년이라는 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인가?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처벌을 미비하게 받을 거라는 걸 분명 인지하고 웃고 있을 것"이라며 "제발 제 남자친구 억울하지 않도록,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사고를 낸 B군 등 8명은 지난 29일 오전 12시쯤 대전 동구 한 도로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던 중 교통사고를 내 B씨(18)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 등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한 도로에 세워져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타고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동부경찰서는 서울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서울에서 A군을 검거해 대전으로 이송,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A군 등이 만 14세 미만(형사 미성년자)의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차를 운전한 B군에 대해 긴급동행 영장을 발부받아 촉법소년 보호기관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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