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남편에 사형 구형…"억울하다" 눈물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검찰이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자신도 처자식을 잃은 피해자"라며 "살인을 저지를만큼 정신이 나가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20년간의 전자 발찌 부착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뉴시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담담한 자세로 재판에 임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눈물을 보였다.

A씨는 "너무너무 억울하다. (제가) 아내와 아들을 왜 죽이나. 그런 흉악한 일을 할 정도로 정신이 나가지 않았습니다"며 "아들이 놀이터가 있는 곳으로 (이사)간다고, 식탁을 산다고 신나했는데 어떻게 살인을 하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또 "저도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들을 잃은 피해자다. 살인자가 아니다. 누구보다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아빠다"며 "그날 그냥 가지말고 잘걸, 나도 내가 밉다.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후회스러워 억장이 무너진다. 너무 억울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반면 검찰은 "2019년 어느 여름날 밤, 피해자들은 딸과 손자가 걱정돼 찾아온 아버지에 의해 맹수에 찍힌 듯 처참한 모습의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A씨에게 아내의 진심 어린 조언은 듣기 싫은 소음이었고, 아들이 아빠를 기다리던 그때 다른 여성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사형을 구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아내는 A씨에게 단순히 경제적 지원처였고, 아들은 부담스러운 짐이었다"라며 "A씨는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한 수법으로 생명을 앗아간 후 흔적을 지우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피해자들의 장례 기간에도 영화를 보고 경마와 유머 게시판을 찾아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반성, 참회,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더 이상 인간다움을 찾아볼 수 없고, A씨의 인면수심 행위에 대해선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특히 A씨가 숨진 아내와 아들에 대해 애정이 없었고, 아내의 일방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었을 뿐이라며 A씨가 결혼했던 2013년부터 내연녀와 잦은 만남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아내와 아들과의 만남을 여러 차례 거절하고, 그 시간에 내연녀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1년간 A씨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내연녀와 통화한 횟수가 2468회, 즉 하루 평균 6.8회로 아내와 통화한 것보다 약 24배 많았다고 했다. 또 내연녀가 A씨의 공방에 출입한 것만 한 달 평균 약 17회, 최근 1년간 1226시간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또 A씨의 노트북을 포렌식 한 결과, 조 씨가 범행 며칠 전부터 '진범', '재심', '도시경찰', '라이프온마스', '웰컴2라이프' 등 살인 범죄 수사나 재판과 관련된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물을 집중적으로 시청했다고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수사기관의 여러 주장은 모두 가정에 불과하고, A씨의 범행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는 아무것도 제시된 바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무리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을 살해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수사기관은 이 사건에서 강력수사의 기본을 이행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해 정황을 맞춰가는 수사를 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살인 범죄 관련 영화 등을 시청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영화와 예능은 결코 A씨가 계획할 정도로 살인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검찰이 주장하는 바처럼 범행 직전 이틀 만에 이를 보고 완벽한 범행을 계획하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관악구 모자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A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후 8시 56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35분 사이에 서울 관악구 다세대 주택의 안방 침대에서 아내와 6살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주변 침입 흔적이 없고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 추정시간을 볼 때 A씨가 집에 있을 당시 범행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A씨는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추정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범행도구는 발견되지 않았고,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나 목격자도 없는 상황이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