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뛰는 금융인①-김현정] 다양성 공존하는 평택…사회연대정신으로 각양각색 그룹의 꿈 실현

20년 현장경험 살린 '우분투' 프로젝트 현실에 접목...지역 균형발전 앞장


모두 300명의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 선거전이 26일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화됐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여야는 심판론을 내세워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도 금융권 출신 출마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첫 금배지를 노리는 '금융시장 베테랑'들의 도전기를 싣는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여자 이름이지만 남자입니다."

김현정(52)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의 보훈회관에서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며 너스레를 떨었다.

파란색 유세 점퍼 입고 90도 폴더인사를 하며 편안하게 농담을 던졌다. 오랫동안 친근하게 지냈던 이웃 아저씨 느낌이다. 김 후보는 다음달 15일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평택을에 출마한다.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선거사무실에서 금융시장 발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선거사무실에서 금융시장 발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초에 꽂은 전략공천 인사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아무 연고도 없는 평택에 그를 낙점했다. 평택을 모르는만큼 경쟁자들보다 한걸음 더 뛰겠다는 각오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공천 직후 곧바로 평택 합정동 선거사무소 근처 빌라로 이사했다. 매일 아침 5시에 나가 오전 8시 30분까지 '민주당의 승부수 김현정'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도로 갓길에서 아내와 같이 출근길 시민에게 인사를 한다. 이후에는 움직이는 자동차 안에서도 실시간으로 빽빽한 일정을 조정하며 지역 곳곳을 누빈다.

오전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온 그는 요즘 완전히 '평택시 열공모드'에 돌입했다고 입을 뗀다. 김 후보는 "제가 지금 여기 평택에 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평택을 잘 모르지 않나. 많은 분들을 만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사무소에서) 회의도 해야하고, 평택 공부도 해야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밤 12시쯤 된다"고 덧붙였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달 2일 전까지는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범위안에서만 선거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활동이 제한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후보는 시중은행·저축은행·신용카드사·보험·증권 등 1·2금융권 노동조합이 모여 만든 산별노동조합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을 이끄는 위원장(2014~2019)이었다.

지난 1996년 비씨(BC)카드에 입사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2001년부터 노조활동을 하다가 2007년 비씨카드 노동조합위원장이 됐다. 이 시기에 국내 1호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2009년 비씨카드의 대주주로 등극하고 이후 2014년 KT그룹으로 다시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급변하는 금융현장을 온몸으로 체험한 셈이다.

◆ "공익적 삶, 제도권 정치서 실현"…평택 위한 균형개발과 삶의 질 개선 약속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보훈회관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보훈회관에서 한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바닥부터 훑으며 20년간 금융권 노조활동으로 잔뼈가 굵었는데 갑자기 제도권 정치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김현정 인생의 180도 터닝 포인트는 '사회연대운동'의 영향이 컸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산별노조연맹 활동을 하면서 불평등 격차 문제 해소를 위해 우분투재단을 만들어 사회연대운동을 했다. 위원장직을 마치면서 앞으로도 나는 공익적인 삶을 살겠다고 후배들에게 약속했다"며 "(총선 출마) 제안이 있었지만 20년동안 해왔던 길이 있으니까 바꾸는게 쉽진 않았다. 오래 고민을 하다 제도권 정치를 통해 하면 노동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아이디어로 2018년 우분투재단이 탄생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양극화 해소와 사회연대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했다. 금융사의 자금 출연 등으로 사회연대기금을 마련해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 지원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청년 멘토링 사업, 해외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 해소 활동을 하고 있다. 대립의 상징이었던 노사가 어깨동무를 하며 함께 걸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재단의 이름은 아프리카의 한 부족의 방언에서 따왔다.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달리기를 해서 1등으로 들어오면 싱싱한 과일 바구니를 통째로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맞잡은 채 함께 달렸다. 동시에 도착한 아이들은 왜 손을 잡고 달렸냐는 질문에 ‘우분투(Ubuntu)’라고 답했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을 돕는 재단을 주도해온 덕택인지 그는 평택시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 50만명을 넘은 평택은 평택항과 평택호 등 물이 가까운 도시이면서도 도농복합도시다. 또한 주한미군 주둔지이자 삼성전자 등 다채로운 기업이 입주한 공단도 있다. 그는 "평택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다"라며 "제가 그동안 추구했던 삶인 '사회연대' '상생·공존'의 철학과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도로 갓길에서 피켓을 걸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현정선거사무소 제공]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도로 갓길에서 피켓을 걸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현정선거사무소 제공]
그의 분석대로 평택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도시와 농촌, 중소·영세 자영업자와 대기업 등 사회적 격차와 불균형의 문제가 드러나 있는 도시다. 사회연대를 통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살아왔고 그러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적합한 도시라 당에서 평택을에 공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평택 시민을 사로잡기 위한 그의 비전은 무엇일까. 우선 미군 주둔지로서 특수성을 반영해 그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평택을 국제평화도시, 세계화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입성하면 발의할 법안에 대해서도 주한미군기지 관련법을 언급했다. 그는 "오는 2022년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지원 특별법'이 끝나면 연장하거나 또는 그에 상응하는 현행법 개정을 통해 현재 평택시민들이 받는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 내 지역균형발전도 도모하겠다는 비전이다. 기존의 평택 북부의 고덕국제신도시와 브레인시티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평택 서부 지역의 개발을 통해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사통팔달의 도시인 평택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교통체계 관련 법안도 입법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그는 "평택은 서·남·북 지역간에 성장 불균형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성장과 발전도 서남북이 골고루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라며 "서부쪽에 있는 평택항의 개발, 평택호의 관광지 개발 계획 공약 등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 향상도 강조한다. 그는 "평택이 짧은 시간안에 급속도로 성장하다보니 교육·교육시설, 문화나 여가에 대한 시설이 부족하다. 또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 좋은 지역 중 한곳이니 환경과 관련된 부분들도 개선하겠다는 비전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3선 도전에 나서는 강력한 라이벌인 미래통합당 유의동 후보를 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 현장 전문가' 명성…자본시장 활성화 위한 규제 완화 의지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선거사무실서 평택 발전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선거사무실에서 평택 발전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평택=조성우 기자]
김 후보는 금융권 노조 출신 인사인만큼 해당 분야에도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당에서도 금융업에 몸담았던 현장 전문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법안에 의욕을 보였다. 김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이 7:3인데 선진국은 거꾸로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돈이 기업에 들어가고 기업이 투자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면 고용도 늘고 노동자들에 대한 분배도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며 "그런데 우리는 (현재)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있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금융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자본시장을 활성화에 필요한 불필요한 규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관료들의 탁상공론이 아닌 금융의 현실을 헤아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 후보는 "은행의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이나 금융그룹 회장의 셀프연임 등 금융권 노조의 투쟁을 봐왔다"며 "지금까지는 금융 관료들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돼 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많았다. 나와 같이 현장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국회에 들어가서 관료들과의 논의하는 틀을 만들어내면 현장의 정서들이 많이 반영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평택을에 출마하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4일 피켓을 걸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현정선거사무소 제공]

그가 평소에 생각해왔던 금융업의 전문화·분업화에 대해서도 "(각자 영역이 있는데) 금융사를 대형화·겸업화하니까 얼마전 파생결합펀드(DLF) 처럼 자꾸 사고가 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완전판매와 같은 문제도 있지만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전문화·분업화가 돼야 전문성도 커지고 좋다. 이런 정책방향들에 대해 논의할 때 현장에 있는 노사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각 이슈에 대해 소신을 밝히면서도 국회의원으로서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가지다. 리더의 카리스마는 결국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

김 후보는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 전체를 더불어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첫번째 의무가 있고 또 평택을 지역의 발전을 노력하겠다"면서 "다만 제도권 정치에서 결과(성과)를 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산별노조연맹 위원장 할 때도 리더는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성과가 없으면 조직원들이 따르지 않아 신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평택=이효정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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