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삼킨 스포츠특수…엎친데 덮친 가전업계 '울상'

삼성·LG전자, 유로 2020 이어 도쿄올림픽 연기 소식에 특수 사라져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가전업계가 울상이다.

코로나19로 국민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가전제품 매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떨어진 데다가 '유로2020'에 이어 도쿄올림픽까지 잇따라 연기되면서 스포츠특수가 사라져서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이벤트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LG전자에는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였다.

더욱이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은 가전업계의 특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1년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달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0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방안에 의견 일치를 이루면서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앞서 18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홈페이지를 통해 '유로 2020'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12일부터 7월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유로 2020은 내년 6월11일부터 7월11일에 열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2020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방안에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는 더 나은 화질로 이를 시청하려는 소비자들의 TV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며 "연간 판매량을 좌우하는 영향은 아니지만 글로벌 스포츠 연기는 TV 업체들에는 좋지 않은 소식인 건 분명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브라질월드컵과 소치동계올림픽이 있었던 2014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3천492만대에 달했다. 반면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던 2015년은 2억2천621만대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2016년 2억2천273만대, 2017년 2억1천517만대로 줄어들던 출하량은 러시아월드컵과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2억2천136만대로 2.8% 증가로 다시 반등했다.

TV업계에서는 올해 하계올림픽과 유로2020이 겹치면서 고가의 TV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올림픽은 실 관람객 780만명, TV 중계 시청자만 40억명에 달하는 스포츠 마케팅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이에 맞춰 여러 가지 판매 이벤트도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행사 연기 소식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한 도쿄올림픽 후원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당초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 기간을 오는 2028년까지 연장했다.

당시 후원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올림픽에서의 무선 및 컴퓨터 제품뿐 아니라, 5G,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등의 기술 권리까지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최근 출시한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을 중심으로 삼성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홍보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1년 후로 미루게 됐다.

LG전자는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초고화질 프리미엄 제품인 '8K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TV'을 홍보할 수 있는 적기라고 봤지만 마케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아시아·유럽·북미 등으로 이어지면서 TV 업계의 생산 차질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삼성·LG의 중국 TV 공장이 최대 3주가량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최근 인도,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TV 생산 공장들이 줄줄이 멈춰서거나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유로2020과 7월에 개막할 도쿄 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며 "현실적으로 올해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TV 판매 특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때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TV 수요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는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출하에 부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569만대에서 503만대로 12% 하향한다"며 "IT 수요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 가능성도 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춘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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