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언론 외국어 표현 국민 이해도 61.8점…신문맹 우려

세대간 격차 커 70세 이상 28.4점…문체부, 대체어 제공 노력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정부와 언론에서 쓰는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문화연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13일까지 서울·경기 등 16개 지역의 14~79세 국민 1만1천74명에게 온라인(10~60대) 및 개별 면접(70대)으로 정부 보도자료 및 언론 기사 등에 사용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외국어 표현 3천500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전체 평균은 61.8점이었다. 60대 이하는 66.9점이었으나 70세 이상은 28.4점으로 세대 간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컸다.

3천500개 외국어 표현 중 응답자의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천80개(30.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 분석해 보면 60대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천378개(39.4%)인 것에 비해 70세 이상 응답자의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242개(6.9%)뿐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QR코드’ ‘팝업창’ ‘키워드’ ‘모바일앱’ ‘패스워드’ ‘스쿨존’ ‘노키즈존’ 등 346개 표현은 60대 이하가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과 70세 이상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이해도 격차는 특히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루저’ ‘리워드’ ‘스트리밍’ ‘리스펙트’ ‘스킬’ ‘메디컬’ ‘3D’ 등 1천245개 표현은 70세 이상 응답자의 10% 이하만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해 외국어로 인한 신문맹이 우려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일반 국민의 74%가 일상에서 외국어나 외국 문자 등 외국어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에서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6.1%였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외국어 표현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말부터 ‘새말모임’을 상시 운영해 어려운 외국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관련해 자주 쓰이는 어려운 용어에 대해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마련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다소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여론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통일성 있고 편하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반 국민의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의 쉬운 우리말 사용 노력이 절실하다”며 “‘코호트 격리’ ‘드라이브 스루’ 등 어려운 외국어가 계속해서 쓰인다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병과 관련한 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쓰거나 필요한 경우 우리말과 외국어를 병기함으로써 해당 개념을 더 널리 더 정확하게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 조사 결과’는 문체부 누리집과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달부터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에서 국민 누구나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어려운 말’을 신고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한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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