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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폭행 구약식 처분' 김대호 감독, 정식재판 간다


변호인 "무죄 다툴 여지 있어…내년께 결과 나올 것"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선수 폭행·폭언 혐의로 고소·고발된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임단 DRX의 김대호 감독(전 그리핀 감독)에게 검찰이 폭행죄에 따른 구약식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김 감독 측은 이에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에 대한 리그 차원의 징계 수위는 재판 결과 등에 따라 내년께 e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다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김 감독은 의정부 지방검찰청으로부터 폭행죄로 구약식 처분을 받았다.

구약식 처분이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은 되지만, 죄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법원에 정식 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벌금을 구형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식 명령에 불복한다면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김대호 DRX 감독 [사진=DRX]
김대호 DRX 감독 [사진=DRX]

김 감독은 프로게임단 그리핀 감독 시절, 지도하던 소속 선수 A씨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해당 선수 측과 리그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로부터 각각 고소·고발당했다.

이번 처분을 놓고 법조계 전문가는 사실상 혐의가 인정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석주 법무법인 오른 변호사는 "구약식 처분으로 벌금형이 나왔다는 것은 죄가 인정됐다는 것"이라며 "피드백 과정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으나 그 사정을 제외하고 밝혀진 사실로만 본다면 일반적으로 폭행죄가 인정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박 변호사는 "실정이 반영되지 않는 답답한 결과인 것은 사실로, 모든 선수들이 아닌 특정 선수만 이에 반발해 고소절차가 이뤄졌고, 구약식 처분으로 벌금형이 내려졌으나 부당한 결과라고까지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주변에서 결과만 놓고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규정 내에서 부당한 행동들이 있었고, 피해 당사자가 충분히 폭행임을 느꼈다고 주장했고, 김 감독 또한 일부 사실들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며 "그 일부 사실이 폭행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감독 측 변호를 맡은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선수 훈련 과정에서의 고성과 같은 문제는 e스포츠 뿐만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발생하는데, 이 같은 주장을 다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대질 조사 등 기초적인 조사들을 안 한 채 수사가 빨리 끝나 의외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더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 측에 따르면 첫 공판 시점은 5월 정도가 될 예정으로, 최종 결과는 내년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법원들이 임시 휴정에 들어가는 등 재판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에 정식 재판이 청구된다면 김 감독의 최종 리그 징계 수위 역시 내년께 확정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측이 외부 기관의 재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까닭이다.

이에 김 감독은 오는 25일 재개되는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2라운드에는 DRX 감독 자격으로 변동 없이 참여한다.

앞서 라이엇게임즈와 한국e스포츠협회로 구성된 LCK 운영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김 감독이 그리핀 감독으로 활동하던 시절 일부 선수에게 폭언 및 폭력 등을 행사했다고 판단, 김 감독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그러나 여론 반발이 일자 이를 유보하고, 사법 기관 등 외부 기관을 통한 재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한국법조인협회 e스포츠연구회 소속 윤현석 변호사는 "라이엇 측은 현재 김 감독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상태로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면 징계 수위를 확정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김 감독의 감독직 수행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대호 감독이 재판까지 가기로 한 만큼, 유죄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DRX 감독으로 활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DRX 관계자 역시 "수사기관 결과가 나온 후 라이엇 측이 유보된 징계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김 감독이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라이엇 관계자도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감독직 수행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 라이엇 측은 리그 차원에서의 김 감독의 징계 수위는 e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스포츠 공정위원회는 e스포츠 분야에서 발생하는 민원, 고충, 중재요청을 해결 및 조정하는 조직으로 지난 1월 발족했다.

라이엇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대로 LCK 운영위원회가 아닌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김 감독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아직 e스포츠 공정위원회에 사건을 접수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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