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모른다'…하루 새 110조 날아간 한국 증시

통화스와프·유가 반등도 근본적 문제 해소 요원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로나19가 세계 경기침체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국내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형국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불과 하루 만에 110조원 이상의 자금이 증발했고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서킷 브레이크'와 '사이드카'가 한 날 동시에 발동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982조1천697억원으로 전 거래일 1천71조7천888억원 대비 8.36%(89조6천190억원) 급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1천조원을 하회한 건 지난 2011년 10월7일(9천967억원) 이후 9년여 만에 처음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시황판. [사진=조성우 기자]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이 177조7천388억원에서 157조265억원으로 하루 새 20조7천123억원이나 빠졌다. 이로써 전일 국내 증시에선 무려 110조3천314억원이란 자금이 날아가 버렸다.

이처럼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역대급으로 증발한 건 코스피와 코스닥이 최악의 하락률을 낸 탓이다.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9%(133.56포인트) 급락하며 1457.64포인트까지 빠졌고 코스닥도 11.71%(56.79포인트) 폭락해 428.3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시장에선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동시에 '서킷 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무더기 하한가는 또 속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전체 910개 거래종목 가운데 무려 754개 종목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1천373개 종목 중 1천32개 종목이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등 대형주에서도 10% 넘게 빠진 종목들이 수두룩했고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종목도 줄을 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와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부른 시장의 공포감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단 점이다. 전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지난밤 국제유가 반등도 단기적 상승 재료일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란 분석이 많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금융위기 때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이 문제였기 때문에 양적완화로 원인을 해소했지만, 지금 유동성 고갈은 '증상'일 뿐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금융기관 디폴트 우려"라며 "통화 당국이나 정부의 정책들은 이러한 불안 증상을 완화시킬 뿐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터지스트도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됐지만 완전한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유동성 부족, 달러 강세란 국내 증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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