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건설사 新사업 진출이 반가운 이유는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보수적인 건설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사들은 주력사업인 주택건설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산업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모듈러 공법은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조립 공법이다. 일반 철근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지을 수 있고, 철거가 쉽다는 게 장점으로 향후 주택시장에 찾아올 각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시장 규모도 올해 1조1천600억원에서 오는 2022년 2조4천188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이번 유럽과 미국 3개의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를 통해 해외 모듈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모듈러 시장은 미국과 유럽시장 위주로 형성돼 왔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과 환경 요건 강화, 대규모 주택개선 프로젝트 등의 이유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첫 진출한 모듈러주택은 단열에 취약하다는 단점과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외면받아 왔다. 그러나 효율성을 높인 상품과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숙소와 5층 이상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되면서 정부가 나서 모듈러주택 해외시장 진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모듈러주택 활성화를 위해 모듈러 공공주택을 국가연구개발 과제로 추진 중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오랜기간 정체돼 있던 모듈러주택 사업 분야에 국내 건설사가 해외 모듈러 업체를 첫 인수하면서 장기적으로 국내주택시장 활성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선점까지 교두보를 마련하며 단번에 우위를 선점했다.

대림산업은 첨단 신소재 사업 육성을 위해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작업을 완료했다. 대림산업은 카리플렉스 브라질 생산 공장과 네덜란드 연구개발(R&D)센터를 포함한 '고기능 부타디엔 고무 생산' 원천기술은 물론 미국·독일·벨기에·일본·싱가포르 등 글로벌 판매 조직·인력·영업권 등을 확보했다.

카리플렉스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수술용 장갑,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특히 합성고무로 만든 수술용 장갑은 천연고무와 달리 알레르기 위험이 없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의료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의료용 장갑 소재로 사용되는 합성고무와 라텍스 판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카리플렉스 인수는 대림산업의 첫 번재 해외 경영권 인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국내기업이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수술용 장갑 소재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합성고무와 라텍스 등과 같이 고부가가치 소재는 이미 선점한 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커 의존도를 낮추기 쉽지 않고 국산화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또 대림산업은 해외에서 생상되고 있는 합성고무와 라텍스 생산시설 역시 국내 투자를 통해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건설사들의 '집짓기' 파이싸움이 치열해지고 대형사들의 국내 주택 매출 의존도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이들의 소식은 무엇보다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또한 과감한 투자로 각 분야의 정점에 있는 업체를 인수 또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자력을 갖춘 이들의 향후 행보도 더 기대된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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