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형마트·온라인몰 '생필품 사재기'…百은 '한숨'

불안심리에 '사재기' 과열 경쟁…百 매출 20% 이상 줄어 '전전긍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생필품 판매량이 폭증해 곳곳에서 '조기 품절'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SSG닷컴, 쿠팡,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을 주로 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생필품 '사재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전년 동요일 대비 매출신장률을 비교한 결과, 쌀 45%, 생수 20.5%, 라면 37%, 물티슈 16.6%, 즉석밥 23%, 통조림 52.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동안 성수점·킨텍스점·비산점·칠성점 등이 임시 휴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필품 매출은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롯데마트도 전주 송천점, 청주 상당점, 대구 노은점이 잠시 문을 닫았지만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생필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컵밥은 전년 동기간 대비 68.9% 늘었으며, 라면은 47.9%, 생수는 16%, 손세정제는 무려 402.9% 매출이 증가했다.

[사진=이마트]

이는 대구·경북 지역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생필품 사재기 움직임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대도시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는 대형마트 생필품 코너마다 재고가 없어 텅빈 진열대의 모습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한 소비자는 "최소 일주일 동안 밖에 나가면 안될 것 같단 생각에 최근 마트에 들러 생필품을 구입하려 했지만, 살 만한 게 없었다"며 "남아있는 냉동식품과 라면을 사긴 했지만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집에 올 때 인근에 있는 양평 코스트코를 보니 차들이 줄지어 있었다"며 "그 광경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온라인몰로 생필품을 일단 구매하고 나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도 라면, 김, 김치, 쌀 등을 미리 구입해 두시라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한 대형마트 진열대가 텅텅빈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온라인상에서도 생필품들은 조기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SSG닷컴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식품 카테고리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98% 증가했으며, 생수가 96%, 채소류가 75%, 홍삼·비타민 등 건강식품이 70%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밀키트는 지난해 6월 새벽배송을 시작하며 상품을 강화한 데다 '코로나19' 영향 탓에 695%나 매출이 늘었다.

또 지난 22일 기준 전국 주문마감율은 평균 99.8%로, 코로나 사태 이전의 80% 초반대보다 20%p 가량 높아졌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배송은 오는 28일까지 마감됐으며, 전국 주요 도시들도 평균 26일까지 배송이 꽉 찼다.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새벽배송도 26일부터 가능한 상태다.

SSG닷컴 관계자는 "대구지역 쓱배송 시간대별 주문 마감율은 코로나 직후 90%에서 현재 100%로 모두 마감됐다"며 "배송 건수로 봤을때도 새벽배송 포함한 '쓱배송'은 평소 대비 20% 주문이 증가했고, 주문 마감율도 전국적으로 90~95% 수준을 기록 중이다"고 말했다.

업계 유일하게 전국적으로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 쿠팡은 넘쳐나는 주문량 때문에 오히려 고민이 늘었다. 지난해 구정 이후 일평균 170만 개, 작년 연말 평균 220만~230만 개였던 출고량이 올해 설 이후 급격하게 늘어 지난달 28일 최고치인 330만 개를 기록한 후 300만 개 안팎의 주문량을 유지하면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주문량이 크게 늘어 배송일이 2일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쿠팡 관계자는 "구정 이후 5월까지는 원래 비수기로 주문량이 많지 않은 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추가 인력 모집이 힘들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필품을 판매하는 로켓프레시는 경상도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일부 품목이 조기 마감돼 고객들이 주문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새벽배송 선두주자로 꼽히는 마켓컬리도 배송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고민이 많아졌다. '코로나19' 1차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진 평균 일매출 증가율이 전일 대비 7% 수준이었으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일매출 증가율은 12%로 1.5배 늘었다. 새벽배송 배송량은 설 연휴를 전후로 40% 가까이 늘었고,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평균 3만~4만 건 대비 30% 가량 급증했다. 마켓컬리 앱에선 매일 주문량 증가로 택배 주문이 조기 마감됐다는 안내문이 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여 명이 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부족한 생필품을 온라인이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온라인몰과 일부 대형마트 점포에선 넘쳐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감이 점차 커지면서 대형마트보단 앞으로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장보기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커머스 업체들은 급격한 주문량 증가에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매출이 늘수록 비용이 증가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24일 마켓컬리 앱에 표시된 안내문 [사진=마켓컬리 앱 캡처]

하지만 가장 큰 고민에 빠진 것은 백화점업계다. 백화점들은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0일 이례적으로 2월에 휴무일을 지정해 방역까지 나섰지만, 지난 18일 대구에 사는 '코로나19'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1일 전주점, 23일 영등포점, 광교점이 줄줄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전년 동요일 대비 전체 매출이 20.4%나 급감했다. 여기에 지난 7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3일간 본점 문을 닫은 탓에 2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고, 이날 오후 3시 30분 롯데백화점 상인점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강남점 식품관에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주말 하루 동안 식품관 문을 닫았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이 11.2% 감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무차별적 확산으로 밤새 수십~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사망자까지 연일 나오자 감염증에 공포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서다. 또 확진자 방문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 등의 휴점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업체들의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까지 임시 휴점을 했던 곳은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상인점 등 5곳 ▲현대백화점 대구점·송도프리미엄아울렛 등 2곳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1곳 ▲이마트 군산점·구미점 등 10곳 ▲홈플러스 광주계림점·전주효자점 2곳 ▲롯데마트 전주 송천점·청주상단점 등 3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휴업하면서 각 업체들의 1분기 실적 부진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전체 매출 손실은 이달에만 5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게 더 걱정"이라며 "이번 일로 입은 피해가 회복되기 위해선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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