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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9% 대한항공 부채비율 놓고 뚜렷한 온도차 왜


부채비율 비판은 항공업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에 대한항공은 861.9% 부채비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KCGI 등 '조현아 3자 연합'과 한진은 부채비율을 놓고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내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지난해 초 국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기업마다 부채비율이 껑충 뛰었다고 진단했다. 그간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계상하지 않던 운용리스를 인식하게 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정말 문제일까. 현재 강성부 KCGI 측은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 실패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악화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진은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 비율은 항공사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 부채비율만 비판한 것은 항공산업의 특성을 전혀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3자 연대를 구축하고 조원태 회장에 맞서 경영권 싸움에 뛰어든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 20일 "한진그룹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총체적인 경영 실패로 부채비율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지난 2014~2019년 대한항공의 누적 순손실이 1조7천411억원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조단위 흑자를 거둔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2017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리막을 걸었다는 것.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며 "최근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진 이유는 리스회계기준 변경 및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오히려 환율효과 제외 시 순차입금은 수천억원 감소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새로 적용한 리스회계기준은 재무제표에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자산·부채로 계상하도록 했다. 자산을 빌릴 때 운용리스 계약을 맺으면 단순히 수수료만 비용으로 지출하기 때문에 큰 부채를 지지 않으면서 사업을 영위하던 관행을 막으려는 조치다.

이때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819.06%로 2018년말(743.72%) 대비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약 75%포인트로 245.7%포인트에 달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덜한 편이다. 대한항공 항공기의 운용리스 비중이 17%로 아시아나항공(61%)보다 낮은 것을 볼 때 새로 늘어난 부채가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연결 부채비율이 649.29%까지 낮아졌지만 이듬해인 1분기 말 다시 894.99%까지 올라갔다. 회사의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운용리스 약정금액은 3조6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할인을 적용해 실제 리스 부채는 2조6천억원 가량이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으며 이는 그룹 부채비율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땅콩 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조 회장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진칼이 한진그룹 경영발전과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뼈대로 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따라 가열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의 주도권에 조 회장이 한발 더 다가섰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연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수천억원 대 현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두 사업 모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애착을 갖고 있던 사업인 만큼 '조현아 지우기'에 더 집중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매각이 거론된 송현동 부지 등 모두 대한항공 소유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항공기 차입금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더불어 송현동 부지(2008년 2900억원 매입, 시장가치 5000억원 추정) 매각이 이뤄지면 추가적으로 재원이 확보되는 셈"이라고 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기업가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정상화 방안이 핵심 공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초 대한항공은 2023년까지 현금창출능력을 1조원으로 키우고 부채비율을 395%로 낮추겠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대한항공의 기저효과는 2분기부터, 화물 부문 개선은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추이를 살펴봐야 하지만, 2분기부터 2분기부터 여객 부문과 일회성 비용 해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대표가 주장한 대한항공의 실적과 부채비율 등에 관해 지난 2015년부터 4년 간 실적 자료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대표가 주장한 대한항공의 실적과 부채비율 등에 관해 지난 2015년부터 4년 간 실적 자료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의 근본적 목표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며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 기업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고 경고했다.

실적 부분에 관해서는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추진한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 달성했다"라고 반박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2015년부터 2018년 연평균 8%, 4년 누적 3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 기간 ▲루프트한자는 연평균 7%, 누적 32% ▲싱가포르항공 연평균 5%, 누적 23% ▲캐세이퍼시픽 연평균 2%, 누적 7% ▲에어프랑스 연평균 5%, 누적 19% ▲아시아나항공 연평균 2%, 누적 7%을 각각 기록했다.

이어 "차익만을 노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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