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등장에 아수라장 된 광화문…전광훈 목사 "집회금지는 탄압"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고려해 도심 집회 금지 방침을 발표했지만,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투본)는 주말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박원순 시장은 직접 집회현장을 찾아 "집회를 중지하고 귀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박 시장은 마이크를 들고 "집회를 중단해달라"고 외쳤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잡히는 물건을 무대 방향으로 던져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22일 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2시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앞 3개 차로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시작했다.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를 금지한 곳이라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됐지만 별다른 효력이 없었다.

이날 전광훈 목사는 연단에 올라 서울시와 정부가 코로나19를 고리로 자신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전 목사는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실제적 감염의 본질인 실내에서의 모임은 통제하지 않고 우리를 방해하러 야외집회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모인 우리는 우리 생명보다 국가와 조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이 자리에 와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명이 끝난다 할지라도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전 목사는 오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언급하며 3·1절을 앞둔 29일 집회에 최대한 모여달라고 재차 '총동원령'까지 내리기도 했다.

전 목사는 해당 집회를 예고하는 전단지를 들어올리며 "이 전단지가 전국민에게 일 대 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다 배포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토요일에 2천만 명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도록 하자"며 "제가 다음 집회 때 꼭 함께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신천지의 밀착예배 방식을 의식한 듯 "다닥다닥 붙어 앉지 말라"는 안내를 수차례 했다.

박 시장은 점검을 위해 나오면서 집회 현장 일대에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박 시장은 오후 1시 40분께 집회 대열 후미에 위치한 서울시 방송차량 버스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박 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내내 일부 집회 참석자들이 욕설을 하며 종이봉투 등 손에 잡히는 물건을 무대 방향으로 던지기도 했다. 박 시장이 현장을 떠난 이후에도 한 번 흐트러진 질서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아 한동안 대열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4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 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서울시는 이에 근거해 오는 주말 광화문 등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10여개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보하고 있다.

권준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