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사람 대신 로봇이 식당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외식업계에 주문부터 서빙, 요리까지 하는 로봇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생활 편의가 높아졌고, 점주들은 인건비 절약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에 각 업체들은 매장 안에 로봇을 속속 도입해 '미래형 매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외식 분야에 도입된 로봇은 아직 1천 대 가량에 불과하다. 이는 자동차 산업 8만7천여 대, 전자전기 산업 14만여 대에 비하면 부족한 수치다.
외식업에 그 동안 로봇 도입이 활발하지 않았던 이유는 특성상 공간이 좁고 예측이 불가한 데다 로봇을 사용한다고 해도 섬세한 기술이 부족해 사람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단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능형 로봇의 도입이 전 세계적 흐름이지만 이를 적용하고 있는 업체와 기술이 아직은 미미했던 것도 주요 원인이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환경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용 절감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매장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사람만 고용해선 외식매장 운영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은 2018년 시간당 7천530원으로 전년 대비 16.3% 급등했고, 2019년에는 10.9% 올려 8천350원이 됐다. 올해는 2.9% 인상된 8천590원이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쓰던 외식업체들은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음식 주문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에서 시작된 키오스크 도입 바람은 최근 김밥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까지 확대됐다. 또 네이버 '테이블주문' 등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QR코드' 주문도 최근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를 앞세워 로봇 렌탈 사업에 나섰다. 이를 도입한 곳은 피자헛 일부 매장, 풀무원 외식 브랜드 '찬장 판교라스트리스점', '메이하오&자연은맛있다 인천공항점'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GRS도 지난해 서빙 로봇 '페니'를 '빌라드샬롯 잠실월드몰점'에 도입했다. '페니'는 직원이 음식을 로봇에 올려놓고 태블릿에 목적지를 누르면 자율 주행으로 고객 테이블 앞까지 이동한다. 최근에는 TGI 프라이데이스 광복점에도 '페니'를 도입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로봇 서빙 시스템'을 도입한 카페테리아 'S라운지 1호점'을 전남 영암에 위치한 골프장 사우스링스에 개장했다. 3단 배식판으로 구성된 이 서빙 로봇은 조리된 음식을 올린 뒤 테이블 번호만 눌러주면 알아서 장애물을 피해 고객 앞까지 음식을 전달한다. S라운지는 로봇과 셀프서비스를 접목해 기존 골프장 음식값보다 20% 가량 저렴하다.
CJ푸드빌은 지난해 11월 빕스 등촌점에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요리하는 로봇인 '클로이 셰프봇'을 선보인 바 있다. '클로이 세프봇'은 빕스 매장 내 국수를 만드는 누늘 스테이션에 설치돼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식재료를 그릇에 담기만 하면 '클로이 세프봇'이 알아서 국수를 말아 준다.
또 CJ푸드빌은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LG 클로이 서브봇'도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 클로이 서브봇은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으로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주문한 테이블에 도착한다. 3D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가 있어 이동 시 테이블 간 좁은 사이를 순조롭게 이동하며 장애물을 피하거나 멈춰 설 수 있다.
본아이에프도 죽을 자동으로 저어주는 '본메이드기'를 '본죽' 매장에 도입했다. 본메이드기는 죽 종류에 맞춰 일정한 속도로 계속 저어줘 일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12월 주문부터 서빙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화 된 BBQ 헬리오시티점을 오픈했다. 이곳에선 고객들이 매장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나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 PC로 주문하면 푸드 로봇이 음식을 테이블까지 갖다 준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반복·위험한 업무는 로봇이 진행하고, 사람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외식업 분야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소비자들이 점차 비접촉 성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점주들의 비용 절감과 서비스 질 향상 측면에서도 매장 내 로봇 도입은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체들의 로봇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외식 환경에 맞는 로봇 개발 속도는 아직까지 더딘 편"이라며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완벽하게 대체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개발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