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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 이부진…호텔신라 CEO 10년 확 바꿨다


글로벌 3위로 올라선 면세점에 몸집 불리는 호텔 '눈길'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올해 지천명(知天命)을 맞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지 10년을 맞는다.

지난 2010년 당시 전무에서 부사장직을 생략하고 두 단계를 뛰어올랐던 그는 만 40세 불혹의 나이로 사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평소 "가십거리가 아닌 경영자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종종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부친을 빼닮은 외모뿐 아니라 치밀하고 몰입하면 승부를 내고 마는 성격까지 닮아 '리틀 이건희'로 불린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사장의 경영성과 중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경영성적은 단연 돋보인다. 현재 면세사업은 호텔신라의 실적에서 약 8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호텔신라는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몇 안되는 전통 내수기업이다. 따라서 이곳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이 사장에게 글로벌 진출은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이 2018년 기준 글로벌 면세점 순위 3위를 기록, 전년 5위에서 순위가 급등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화장품향수매장,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화장품향수매장, 제주국제공항 전품목매장 등을 잇달아 유치하며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공항면세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장품·향수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주력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화장품향수매장 오픈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1~4여객터미널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면세점 트로이카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3개 공항의 연간 이용객은 2억명 이상이다.

호텔신라 안팎에선 이 사장을 섬세함과 치밀한 면을 갖고 있는 경영자로 평가한다. 여기에 긴 호흡의 산업 트렌드를 읽어 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경영현안을 챙길 때 굉장히 꼼꼼하고 철저하게 이해타산을 따지지만 확신이 선다면 과감하게 사업을 발벗고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면세점과 함께 호텔사업에선 이 사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한옥 호텔이 추진 10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호텔신라가 기존 면세점 부지에 서울 1호의 한옥 호텔 건립 허가를 얻어냄에 따라 한옥 호텔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옥호텔 건립은 이 사장이 2010년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듬해 8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 계획을 제출했지만 4번 연속 계획서가 반려됐고 2016년 3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2018년 1월 문화재청 심의와 9월 환경영향평가 그리고 올해 2월 교통영향평가, 10월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착공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 사장에 대해 호텔신라 내부에선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가진 경영자"라고 평가한다.

그는 공격 경영으로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체인 호텔로 성장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호텔신라는 최근 호텔사업부문에서 최상위 브랜드 '더 신라'와 대중성에 무게를 둔 '신라스테이'에 이어 중간급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을 신설하면서 3종의 호텔 라인업 구축을 완성했다.

호텔신라 측은 다낭을 시작으로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0여개 해외 도시에 호텔 진출을 계획 중이다.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는 새너제이에 200여개 객실 규모로 ‘신라스테이 새너제이’를 오픈할 예정이다. 2022년엔 미국령 괌과 인도네시아 발리에 신라모노그램으로 진출한 뒤, 이듬해엔 베트남 깜란에 신라스테이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중국 등 거점지역 진출 여부를 타진 중이다.

시장 일각에선 지난 4분기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5% 가량 감소했었지만 국내 시내 면세점 실적 증가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2020년 전체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9% 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한한령이 해제되면 면세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단체관광객 수요가 회복되면 고객이 다양해지면서 마케팅 판촉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면세 산업은 올해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사업자 재선정과 면세품 현장 인도 제도 변경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지금은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시기"라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재계 인사는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근성과 최고에 대한 열정, 품질에 대한 집착으로 항상 조직을 채찍질하고 본인 스스로도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경쟁에 임한다"고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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