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각계각층 '유통 거인' 신격호 마지막 길 배웅

정·관·재계 넘어 체육계까지 조문 행렬…다양한 형태로 고인 추모


[아이뉴스24 장유미, 황금빛 기자] 재계 1세대 경영인이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사흘 째인 21일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각계 각층의 조문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찾았다. 조문객들은 다양한 말들로 고인을 추모하며 그의 마지막을 애달파 했다.

이날 조문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은 오전 8시 57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이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9시 18분께 침통한 듯 바닥을 바라보며 빈소로 들어갔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엔 부인과 함께 동행했지만, 이날은 혼자 빈소에 도착했다.

슬픔에 잠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신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는 오후 12시 40분쯤 빈소를 찾아 롯데 장례위원들과 함께 상주로서 조문을 받았다. 고인의 조카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오전에는 두 사람이 빈소에 들어서자 마자 롯데 출신인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신 명예회장 별세 소식을 들은 직후 지난 19일에도 빈소로 달려 왔던 소 회장은 이날 한 시간 넘게 머무르며 신 회장 곁을 지켰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은 9시 20분께 조문했으며, 뒤를 이어 김범석 쿠팡 대표도 임직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짧은 말을 남긴 채 길을 나섰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오전 9시 38분쯤에는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으며, 9시 55분에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상주인 신동빈 회장을 찾아 위로했다. 신 회장은 터너 대사와 홍 회장이 조문을 끝내자 직접 배웅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에는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빈소에 들렀다. 부영그룹에서는 이중근 회장을 대신해 신명호·이세중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이 임원들과 빈소를 찾았다.

오전 11시 쯤에는 강금실 전 장관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문한 후 강 전 장관은 고인과 어떤 인연이 있냐는 질문에 "신 명예회장 한정후견인 역할을 한 사단법인 선 이사장이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사단법인 선에서 신 명예회장이 한정후견 판결을 받은 후 간병과 재산권 행사 등의 의사결정을 맡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오후에도 정·관·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빈소에 들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신 명예회장은 유통과 호텔업계를 일으킨 분"이라고 회상했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후 12시 15분께 권영수 LG 부회장과 함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빈소를 찾았다.

오후 1시 40분께는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양진모 현대차 부사장이 빈소를 찾았으며,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도 현장을 찾아 조문을 마쳤다.

롯데와 '유통 맞수'인 신세계그룹 수장 이명희 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오후 2시 5분쯤 빈소에 입장해 40여 분간 머물렀으며, 정 부회장은 이 회장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이화여대 동문으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신 전 이사장과는 친구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평소 참 많이 좋아한다"며 "안에서 옛날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오후 3시쯤에는 고인과 '50년 지기'인 건축가 오쿠노 쇼가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 함께 롯데호텔·잠실 롯데월드 등을 함께 지은 오쿠노 쇼는 고인을 "슈퍼맨 같았다"고 회상했다.

체육계 인사들도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에 방문했다. '코리안 특급'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는 오후 3시께 조문한 후 "미국 생활을 했을 때부터 (신 명예회장을) 알게 돼 좋은 인연을 맺어왔다"며 "신 명예회장은 국가를 위해 선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고 기쁘다고 종종 이야기 하셨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후원을 받았던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홍수환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도 오후에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홍 회장은 "일이 안 될 때 더 도전하신 고인의 마음가짐이 좋았고, 복싱의 4전5기가 삶에 충분히 나타났다"며 "어느 분야에서도 정상에 오르긴 어렵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챔피언이 된 고인의 일생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박찬호 전 야구선수 [사진=아이뉴스24 DB]

이 외에도 이날 빈소에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을 비롯해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사장, 문성환 삼양사 고문, 조순 전 총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배우 김학철, 조현준 효성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윤수 휠라 회장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또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안승남 구리시장, 신 명예회장에게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요청했던 신정택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자체 인사들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빈소를 찾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고인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함께 한 1세대 기업가 중 한 분으로 감사함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들렀다"며 "고인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서 나라를 발전시켰듯이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 씨는 지난 19일 밤 오빠인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한 차례 빈소를 찾은 후 아직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서 씨가 전날에는 빈소를 찾지 않았다"며 "서 씨의 딸인 신유미 씨는 어느 누구도 얼굴을 몰라 빈소에 왔었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21일 저녁 롯데월드타워 전경.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22일까지 건물 조명을 모두 끈 채 윗부분에만 조의를 표하는 불빛을 밝혀두기로 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22일까지 건물 조명을 모두 끈 채 윗부분에만 조의를 표하는 불빛을 밝혀두기로 했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로, 발인 직후인 오전 7시에는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영결식은 묵념, 약력소개, 추도사, 헌화, 유족 인사말순으로 진행되며, 명예 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추도사를 맡는다. 신 명예회장은 유언장을 별도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사진=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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