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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정통부 내부문건에 '고민'


 

정보통신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서 시장 지배적 통신사업자는 자회사를 통해서도 통신기기 제조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드러나자 그 파문이 통신업계에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정통부는 아이뉴스24 보도후 일부 언론을 통해 "여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검토를 위한 복안일 뿐,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으며, SK텔레콤의 휴대폰 사업 확대를 저지한다는 방침 자체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정통부 해명이 액면대로라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관련업체 주장을 듣고 ▲S그룹이 맥슨·세원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예측) ▲해외사례 ▲그간의 정책기조까지 검토해 작성한 내부 문건은 그야말로 검토용에 불과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13일 정통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통신업체들은 이를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해 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논의가 자사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업체들은 정통부 스스로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어려움이 많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미 공론화된 만큼 입법기관인 국회나 여론의 추이에 따라 법 개정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대체로 우려의 시각들이 지배적이다. IT(정보기술) 산업 내부의 컨버전스(융·복합화)경향이 심화됨에 따라 생존을 위해서는 서비스 뿐 아니라 콘텐츠 및 단말기 시장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정부가 이를 규제할 경우 신사업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통부 규제 대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묶여 있는 SK텔레콤과 KT의 고민은 더욱 크다.

다만 SK텔레콤과 경쟁관계에 있는 KTF의 경우 SK텔레콤이 규제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내심 반대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지만 KTFT라는 단말기 자회사를 갖고 있는 만큼 불똥이 어떻게 튈지 몰라 걱정하는 눈치다.

통신업체들은 또 정통부가 SK텔레콤의 단말기 사업 확대를 막기 위해 신규사업권(와이브로 등) 허가를 무기로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통부 문건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되, 법적 장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요금 인하, 신규서비스 인가 등을 '지렛대'로 SK그룹의 단말기 사업 확대 진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텍은 지난 달 중견 휴대폰 제조사의 인수합병(M&A) 추진을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면서도 정통부의 선 규제 정책이 앞으로 운신의 폭을 좁히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맥슨, 벨웨이브 등 중소단말기 업체에 대한 M&A와 중국공장 인수 등이 답보상태지만, 이번 '단말기 수직계열화' 논란이 SK텔레콤의 미래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규제의 후속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SK텔레콤 내부에서는 SK텔레텍을 포기해 팬택 계열 등에 팔고, 텔레콤 내부의 규제이슈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SK텔레텍을 통한 단말기 사업이 본체(SK텔레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와 (규제 이슈 외에도) SK그룹 내부에서 단말기 사업을 제대로 해낼 인프라와 리소스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삼성전자가 근거리 무선통신기술로 컨버전스 영역에 진입하고 있고, KT그룹이 와이브로를 통해 단말기 사업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말기 사업을 아예 포기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T그룹은 이번 정통부 정책이 KT 본체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분석에 들어갔다. KT 자회사이자 이동통신분야 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F는 다소 안심하는 모습이지만, KT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사실 내부적으로는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어정쩡한 상태"라면서 "절차상의 문제는 있지만 서비스 업체의 지배력 전이를 염려하는 정통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또 "손자인 KTF테크놀로지까지 건드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KT 그룹 자체에서 추진하는 단말기나 콘텐츠 등 다른 신규사업에는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통신 업체 관계자는 "정통부 문건에 보면 신규사업권 인가를 정책수단으로 삼아 SK그룹의 단말기 사업 확대를 제어하겠다고 돼 있다는데, 그러면 SK텔레콤에 와이브로 사업권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냐"면서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로아그룹은 산자부 산하 전자부품연구원의 의뢰로 '2010년 모바일 시장분석(Korea Mobile Market Figures in 2010, 김선화 컨설턴트)'이란 리포트를 작성해 공개했다.

여기서 로아그룹은 KT-KTF와 SK텔레콤 간의 승부는 단말기, 콘텐츠 플랫폼, 콘텐츠, 주요 부품업체와의 수직 계열화 또는 수평적 협력에 대한 경쟁 및 협력 전략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단말기, 콘텐츠플랫폼, 콘텐츠 등에 대해 수직적으로 통합해 계열화할 것인지, 수평적으로 통합하면서 제휴 세력과 이익을 공유할 것인지 정한 후 ▲이를 누가 적기에 서비스하느냐에 따라 2010년 양대 통신그룹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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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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