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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비행기 소음이 넌더리?…소니 헤드폰 'WH-1000XM3' 끼니


주변 소음 제거 성능 완벽에 가까워…배터리 성능도 좋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헤드폰·이어폰을 쓰면 주변 소음을 제거해 주는 '노이즈캔슬링' 적용 제품의 상용화에는 항공사가 큰 역할을 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비행기 소음을 제거하는 헤드폰을 음향기기 업체에 요청했고 이에 1987년 젠하이저에서 최초로 노이즈캔슬링 적용 헤드폰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루프트한자가 노이즈캔슬링 제품을 요구한 이유는 늘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는 승무원들 때문이었다. 주변 소음을 최소화함으로써 승무원들의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소니의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WH-1000XM3'은 장시간 비행을 하는 승객들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것처럼 보였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 2020' 취재를 위해 탄 로스앤젤레스(LA)행 비행기에서 이를 느꼈다. 장시간 비행을 앞두면 비행에 대한 긴장감 때문인지 늘 피곤하다. 그럼에도 온갖 소음과 흔들림 등으로 인해 깊은 잠을 제대로 못 자곤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헤드폰을 낀 채 스르르 잠들었다. 정신을 차리니 두 번째 기내식이 나오고 있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 오도록 깊이 잤다는 얘기다.

소니 'WH-1000XM3'의 모습.
소니 'WH-1000XM3'의 모습.

이륙 5분 전 기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헤드폰을 연결했다. 기본적으로 무선이지만 필요할 경우 유선 연결하도록 잭이 준비됐다. 좌석에 장착된 이어폰 잭과 꼭 맞는다. 시스템에 내장된 최신 가요 메들리를 재생했다. 재생하던 도중 갑자기 몸이 뒤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 봤더니 이륙 중이었다. 노이즈캔슬링 모드로 해 놓으니 이륙 때 나는 굉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이륙 중임을 느끼지 못했다.

특별한 추가 설정 없이 노이즈캔슬링 모드로 계속 헤드폰을 낀 채 음악을 들었다. 두 시간 뒤 첫 번째 기내식이 나올 무렵이 됐다. 이 시간이면 카트 끄는 소리와 식사 메뉴에 관한 승무원과 승객 간 대화, 그리고 항상 울리는 비행기 모터 소리까지 더해져 시끄럽다. 그러한 온갖 소음들이 이어폰을 끼자 모두 지워졌다. 장시간 비행 시간 내내 들리는 온갖 소음에서 자유롭게 되자 모든 게 편안해졌다. 집중해서 업무를 했고 피곤해지자 잠들었다. '노이즈 캔슬링'을 왜 항공업체에서 먼저 요구했는지 알 것 같았다.

LA까지 가는 10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헤드폰을 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착용감이 편했기 때문이다. 헤어밴드가 머리 크기에 따라 조절이 가능해 조이는 느낌이 없었고, 귀 쪽에 쿠션을 넣어 부드럽게 착용 가능했다. 비행기에서 주는 헤드폰은 귀 부분이 딱딱해 장시간 끼면 귀가 아팠는데 소니 이어폰은 그런 것이 없었다. 기기 자체의 무게도 255g으로 가벼워 무겁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성능 좋은 노이즈캔슬링은 비행기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주변 소음이 억제돼 노래 가사가 또렷이 들린다. 주변이 조용해야 제대로 들리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콘텐츠도 비교적 명료하게 귀에 들어온다. 이뿐만 아니라 운동을 할 때도 음악에 몰입할 수 있어 더욱 집중력 있는 운동이 가능했고, 카페나 호텔 등에서 각종 작업을 할 때도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효과가 결코 작지 않았다.

만일 지하철을 타다가 소리가 안 들려서 목적지를 놓칠까봐 걱정된다면 '소니 헤드폰 커넥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적응형 사운드 제어'를 키면 된다. 지하철이 이동할 때 주변음이 어느 정도 들릴 수 있도록 설정해 이어폰을 낀 채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걷거나 뛸 때 등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가만히 있을 때는 주변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다가 이동할 때 주변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도록 설정이 자동으로 바뀌는 식이다. 급할 경우 헤드폰의 오른쪽 하우징에 손을 대면 일시적으로 음악 소리가 줄기도 한다.

소니 헤드폰과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의 모습.
소니 헤드폰과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의 모습.

소니에 따르면 이 제품에 탑재된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 'QN1'은 전작 대비 연산력이 4배 빨라졌다고 한다. 그만큼 상황에 맞게 노이즈캔슬링 여부는 물론 주변 소음 정도까지 빠르게 감지해 적절한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바로 옆에서 엄청나게 큰 소음이 나는 것까지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소음의 크기를 상당히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통화 품질은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통화 중 신호 불량 등으로 인해 중간중간 목소리가 끊기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약간 울린다는 얘기는 몇 번 들었다. 또 사람이 많은 곳에서 스마트폰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올 경우 간혹 음악이 툭툭 끊기다가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배터리는 넉넉했다. 한 번 100% 충전하면 최대 30시간 사용 가능하다.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이처럼 고성능의 노이즈캔슬링과 편리한 착용감, 상당한 음질을 지녔지만 가격은 착하지 않다. 49만9천원이라는 가격은 구매를 결정한 소비자들을 한 번 더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을 잘 찾아보면 30만원대로도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가 자체가 비싸다 보니 작지 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강력한 노이즈캔슬링을 바탕으로 한 좋은 제품임에는 분명하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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