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LED시장 빅뱅 예고…공정 간소화 움직임 '분주'

공정 간소화 통한 마이크로LED 가격 인하 경쟁…국내 소재·부품업체도 가세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 2020'은 여러 전자업체들의 마이크로LED 기술이 한데 모인 자리이기도 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 소니·TCL·콩카 등의 업체들도 나란히 마이크로LED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양산 단계에 접어든 업체는 없지만, 향후 수 년 내로 마이크로LED 시장의 확대를 가늠케 했다.

삼성전자는 75인치부터 292인치까지 다양한 라인업의 마이크로LED를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벌써부터 나섰다. 이번 CES에서도 88·110인치 등 가정용 모델을 비롯해 292인치 제품도 선보이며 상업용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 밖에 145인치 마이크로LED 제품을 공개한 LG전자, '크리스탈LED'라는 브랜드로 220인치 마이크로LED를 전시한 소니, 132인치 제품을 내세운 TCL 등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더 월'의 모습. [출처=삼성전자]

마이크로LED는 10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의 LED 소자를 광원·화소로 사용해 화면 두께를 줄이면서도 화면 크기의 제약을 없앤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혀 전자업체들의 관심이 크다.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이 디자인이 자유롭고, OLED와 달리 무기소재라 번인(Burn-in) 걱정도 없다.

다만 LED(발광다이오드)를 일일이 배열해야 해 공정이 까다롭고 제조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해상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LED 크기가 작아져 공정 난도는 더 올라간다. 4K 마이크로LED 제품의 경우 2천400만개~2천500만개의 LED 칩을 기판에 옮겨야 하는데 화소 하나를 1원으로 쳐도 TV 1대당 2천400만원~2천500만원이 기본으로 든다.

우선 마이크로LED 칩에서 LED를 분리해 임시기판(인터포저) 위에 정렬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디스플레이 기판 위로 다시 옮겨 촘촘히 배열해야 하는데 이 과정(전사)이 매우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LED를 바로 디스플레이 기판 위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임시기판 위 배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내놓은 146인치 마이크로LED TV의 판매가격은 최저 40만달러(약 4억8천300만원)에 달한다. 가장 작은 마이크로LED인 75인치 제품도 1억원을 호가한다. 이처럼 비싼 가격은 결국 매우 복잡한 공정 탓이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LED칩 하나하나를 일일이 정렬하는 공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 개선을 위해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소재·장비업체들은 마이크로LED 공정 간소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반도체와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CES 2020에서 '마이크로 클린 LED'를 선보였다. 기존 마이크로LED는 RGB(적·녹·청) 각 픽셀을 따로 분리해서 기판에 전사하는데 해당 제품은 RGB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해 전체 LED 칩 개수를 3분의 1로 줄였다. 4K 제품을 예로 들면 800만여개 수준으로 LED 칩 개수를 줄이면서도 온전한 4K 해상도의 마이크로LED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CES 2020 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이영주 서울바이오시스 대표는 "4~5년 전부터 RGB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 준비해 왔다"며 "RGB 픽셀을 3번 전사할 것을 한 번에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마이크로LED 구현이 가능하고, 공정을 간소화함으로써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칩 크기를 최소 200×200㎛까지 구현했다. 4K 기준으로 42인치부터 220인치까지 구현 가능하며 8K는 100인치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다. 기존 공정과 달리 하나의 칩에 RGB 픽셀이 모두 들어 있기에 실질적인 LED 소자 크기는 100㎛보다 더 작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마이크로 클린 LED를 통해 마이크로LED 제조에 드는 비용을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서울바이오시스가 구현한 '마이크로 클린 디스플레이' 사이즈의 모습. [출처=서울반도체]

엘씨스퀘어 역시 CES 2020에서 보다 단순화된 마이크로LED 공정 솔루션을 선보였다. 레이저를 이용해 마이크로LED칩 위의 마이크로LED를 분리하고, 임시기판 위에 이를 보다 빠르게 배열하는 것이 골자다. 즉 레이저를 이용해 이 과정에서의 제조 공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권성수 엘씨스퀘어 개발팀 전무는 이날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임시기판에 배열된 마이크로LED를 디스플레이 기판에 잘 옮겨야 하는데 임시기판 배열 과정에서 불량품이 생기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며 "공정을 단순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도 높이고 불량률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ED 하나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LED를 배열하는 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결국 LED 크기와 가격은 반비례한다"며 "현재의 복잡한 공정을 얼마나 간소화하느냐가 향후 마이크로LED 가격 인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전체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80만대에서 이듬해 270만대, 2022년 590만대, 2025년 2천5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