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다시 성장엔진을 돌리자


[아이뉴스24 박영례 기자]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가 밝았다.

새해가 됐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성장 둔화 가능성은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규제 및 업황 둔화로 많게는 30% 급감한 게 직격탄이 됐다.

경제성장률도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2% 아래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정부가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이 같은 대외여건 악화를 꼽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대외 요인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우리 경제나 산업의 구조적 문제 역시 간단치 않다. 실적 부진에 이은 여러 규제 불확실성에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신성장 동력 창출 역시 부진한 탓이다. 가령 반도체의 경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반도체가 꺾일 때 이를 상쇄할 여타 주력 품목 등 안전판이 부족한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규제 개혁과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명도 산업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게 현실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연말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산업 변화를 가로막는 모든 법과 제도, 기득권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 업계와 갈등으로 결국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한 '타다'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가 국민 편익을 최우선으로 해야지, 이해집단 충돌로 보고 '합의하라' 할 일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경제 활력을 회복하려면 산업구조 재편 및 규제 개혁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대외 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자체적인 기초체력 강화 없이 단기 처방 식 대책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가 지난해 추경을 포함 총 475조4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재정·세제 정책을 펼쳤음에도 민간소비 둔화 속도를 다소 줄이고 일부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그친 게 단적인 예다.

기업 투자와 고용이 늘어 경제 핵심 층인 30~40대 취업자가 많아지고, 가계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일 뿐이다.

더욱이 올해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까지 겹쳐 대내외 불확실성은 더 커질 조짐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 여건 개선 및 체력 마련에 올인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또 집권 후반기를 맞아 이제 실제 지표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지난 한해 우리 사회를 압축한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꼽혔다. 공명조는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상상의 새다. 상대를 죽이면 결국 함께 죽게 되는 공동운명체를 뜻한다. 지난해 분열된 한국 사회를 자칫 공멸로 향할 수 있는 '공명지조'로 본 것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경(庚)이 백(白)을 의미한다 하여 60년 만에 돌아 온 '흰 쥐'의 해다. 예로부터 쥐는 어떤 상황에도 살아남는 근면성과 인내력으로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또 십이지 중 첫 자리를 차지하는 동물로 특히 흰 쥐는 우두머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새해에는 공명조가 아닌 흰 쥐의 리더십과 부지런함, 강인한 생명력처럼 정부와 기업, 국민 모든 경제 주체가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박영례 정보미디어부장(부국장)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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