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압구정 대장주 단지도 '12·16發 급매물' 나올까?

강남 압구정 대장주 단지도 '12·16發 급매물' 나올까?

전문가들 "현재 차분하지만, 내년 6월말까지 나올 수 있어"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일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수억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가운데, 수년간 강세를 보인 강남 대장주 단지들의 급매 움직임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고 급매에 나선 단지들도 있지만, 서울 주택시장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압구정동 일대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나온 지 2주가 지났지만 강남 압구정 인근 단지들은 급매물 없이 오히려 대책 전과 비교해 호가만 오른 상태다. 오히려 타이밍을 보고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수요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구정 현대1,2차 아파트 전용 131.48㎡ 매물은 현재 11층 기준 호가 33억원이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달 32억원(6층), 지난 10월 30억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 12·16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대비 호가가 1억원 이상 올랐다. 올 한해 동안에도 실거래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5월 27억원5천만원(5층), 6월 27억9천만원(7, 9층), 7월 27억5천만원(1층)~28억9천만원(4층)에 매매거래가 완료됐다.

압구정 현대1,2차 아파트 인근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2·16대책 이후 나온 급매물은 한 건도 없다. 원래 이 단지가 매물자체가 귀하다. 그동안에도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며 "현재 로얄층 매물이 33억원에 나와있는데 대책 발표 이후에도 꾸준히 매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지금 이 가격대의 매물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멀리 내다봐도 되는 재건축 호재 뿐만 아니라 입지자체가 좋고, 이미 가격대가 안정적으로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세금이나 규제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1억~2억원대까지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지만 상승 기대감이 사라질 수 없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단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압구정 현대1,2차와 언주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는 영동한양 1차 전용 63.87㎡의 호가는 21억원(6, 9층)에 달한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10월까지 모두 15건의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10월 19억8천만원(7층), 19억6천500만원(10층)에 매매됐으며, 지난 4월에는 17억원(2층)~18억1천만원(11층)에 팔렸다. 현재 21억원대 호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만 3억~5억원이 오른 것이다.

한남대로 남단에 위치한 미성2차 전용 118.63㎡은 현재 28억 초중반대(5~6층)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4월 23억5천만원(2층), 7월 26억원(12층), 27억원(15층)에 실거래됐다. 지난 10월에는 이보다 1억~2억원 오른 27억원(5층)~28억3천만원(10층)에 매매거래가 완료됐다.

미성2차 매물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G부동산 관계자는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우 현재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급매'라고 할 만한 매물이 없다. 집주인에게 2천~3천만원 정도는 (깎아달라고) 말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내년 2~3월쯤엔 1억~2억원정도 가격을 내린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내년 종부세 세율 상향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12·16 부동산대책이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허용하면서 내년 상반기 일부 절세 매물,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12·16 대책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한시적(2019년12월18일~2020년6월30일)으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저금리 현상과 유동자금이 시중에 상당한 것을 고려해야하나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보유부담이 점차 커지는데다 거래세 중 하나인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 과세특례가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는 매각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들은 내년 6월말까지 매각하면 양도세중과를 피할 수 있으므로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중심으로 매각에 나설 가능성 있다.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양도세 혜택을 주는 만큼 일부 절세매물이 나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