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유통 ⑧] 유통街 강타한 '리테일 테크' 바람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온라인 태풍의 눈'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속속 '리테일 테크'를 통해 생존 활로를 찾아나서고 있다. 리테일 테크는 유통산업 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적용해 혁신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무인점포 시스템 '아마존 고', 알리바바의 슈퍼마켓 '허마' 등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그룹사를 중심으로 그룹 내 ICT회사에 적극 힘을 실어 각자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리테일 테크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ICT계열사인 신세계I&C를 통해 SSG페이에 '바로결제'를 도입하고 이마트24 무인편의점 매장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이마트24 김포데이터센터(DC)점을 '한국형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결제가 가능한 지점으로. 선보였다.

이마트24 김포DC점은 고객이 별도의 결제를 거치지 않고 물건을 들고 나가는 미래형 셀프매장으로 구성됐다. 고객이 SSG페이나 이마트24앱을 통해 발급된 입장 QR코드를 스캔하고 입장해 상품을 들고 나가면 SSG페이로 자동 결제되는 방식이다. 신세계I&C는 이 같은 매장 구현을 위해 30여대의 카메라로 고객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에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를 도입하고, 무인배송 실험을 진행하는 등 리테일 테크 도입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CJ그룹도 최근 분할된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설립된 ICT법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ICT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신설 ICT자회사는 외식업 매장에 클라우드 기반의 CCTV, 키오스크 등을 설치해 모델화하고 무인 점포를 개발하는 등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기술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될 경우 올리브영, 빕스 등 다양한 유통 매장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에도 리테일 테크를 통한 무인화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 6일 개장한 '스파오 타임스퀘어'점을 무선주파수 인식(RFID)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매장으로 선보였다. 이 매장에서는 고객이 물건을 찾고 싶을 때 주변 직원이 아니라 매장 내 비치된 태블릿으로 직접 재고를 조회할 수 있으며, 매장에 없는 상품을 주문할 경우 픽업대로 상품을 가져다준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시금 인상 등 인건비 악재 속 키오스크 도입 등 무인화 프로세스를 누구보다 빨리 도입해 온 프랜차이즈 업계도 리테일 테크 도입에 한창이다. 제너시스BBQ는 서울 송파대로에 새로 연 '헬리오시티점'을 직원과 소비자의 대면 시간을 극도로 줄인 미래형 매장으로 꾸몄다. 매장 내부는 음식을 서빙하는 '푸드봇'을 도입하고, 태블릿과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등 식사 대부분의 과정을 로봇과 정보통신(ICT) 기술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업계는 지속적인 최저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문에서의 악재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을 도입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리테일 테크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는 24시간 운영 점포에 리테일 테크를 도입한다면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테크는 각종 악재에 신음하고 있는 유통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매장의 장기간 운영과 인건비 감소 두 마리 토끼를 기술로 모두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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