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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에 메스 든 금융당국…증권가 '직격탄'


채무보증 5년새 2배 급증…"감축 불가피"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100조원에 이르는 국내 금융권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부동산 개발의 사업성을 보고 담보 없이 빌려주는 대출인 부동산PF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IB(투자은행) 부문의 성장을 주도해 왔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대출잔액 71조8천억원, 채무보증 28조1천억원 등 100조원에 육박한다.

증권가가 이번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된 건 전체 부동산PF 채무보증의 93.2%(26조2천억원)를 이들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10조원 수준이던 증권사 부동산PF 채무보증금액은 업계의 수익구조 다변화와 함께 5년새 두배 이상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100조원에 이르는 국내 금융권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조성우 기자]
금융당국이 100조원에 이르는 국내 금융권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조성우 기자]

물론 채무보증 시 PF대출 상환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PF대출에 연체 등 각종 부실 리스크가 발생하고 대출금 회수가 안 될 경우 증권사는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게 되면서 손실을 떠안게 된다. 부동산 개발과 연관된 PF대출의 신용위험이 증권사로 전이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일부 증권사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이 과도하게 늘어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내년 2분기부터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이상으론 부동산PF 사업에 채무보증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증권사 입장에선 자기자본을 초과한 익스포저 축소 압력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211.5%) ▲한국투자증권(94.7%) ▲NH투자증권(68.6%) ▲삼성증권(51.0%) ▲미래에셋대우(38.8%) 순으로 높다. 증권가가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권사 IB부문의 주요 수입원이던 부동산PF 관련 활동은 축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수 플레이어에 집중됐던 부동산PF 시장의 수익성이 검증되면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를 취급하고 있어 그 과정에서의 부실전이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여서 이번 규제 영향이 경쟁사보다 클 것"이라며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100%를 상회하는 데다 위험값 상향 조정에 따른 신용위험액 증가 부담까지 있어 대규모 채무보증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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