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손해배상 비율 5일 결판...고령투자자 배상율 70% 넘을듯

역대급 배상율 전망...분조위 몇차례 열릴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지난 달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후속대책이 나온데 이어, 곧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 절차인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금감원이 그간의 검사를 통해 불완전 판매 정황을 포착한 만큼, 관건은 배상비율이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의 강화된 소비자 보호 기조와 악화된 여론 등을 이유로 종전 최대 배상비율인 70%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누가 얼마를' 투자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에서 분조위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DLF 비대위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5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DLF 손해배상 관련 분조위를 개최한다.

◆평균 배상액은 종전과 비슷하겠지만, 고령 투자자는 '역대 최고' 가능성

금감원 분조위란 거대 금융회사와 대등한 지위에서 소송 등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 어려운 개인을 위해 마련된 소송 외 분쟁해결기구를 말한다. 금감원장은 판·검사 또는 변호사 경력 있는 자, 소비자단체 임원 등을 조정위원으로 위촉하게 된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DLF 판매 잔액은 7천950억원이며 대다수가 9~10월 중 만기도래 또는 중도환매 됐다. 지난 달 8일 기준 잔액 규모는 5천870억원이다. 9~10월 중 평균손실률은 52,7%, 최대 손실률은 98.1%였다.

현재까지 분조위에 접수된 DLF 관련 건수는 268건이다. 금감원은 접수된 우리·하나은행 사례 중 대표성이 있는 사건 3개씩을 뽑아 분조위에 상정한 후, 도출된 결론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나머지 사안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예정된 분조위에선 판매사들의 불완전 판매 등을 근거로 배상비율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미 금감원은 그간 현장조사를 통해 ▲설명의무 위반 ▲적정·적합성 원칙 위반 ▲고령 투자자 보호절차 위반 등의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달 1일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전체의 50%정도가 불완전판매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분조위가 역대급 배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금감원의 기조가 소비자 보호 강화에 맞춰져 있는데다, 정치권과 여론에서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어서다. 국회에서 8년 동안 계류됐던 금융소비자보호법도 DLF 사태를 동력으로 삼아 최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특히 법규상 보호받아야 할 고령투자자에 대해선 그간 최고 배상 비율이었던 70%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분조위는 지난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 때 금융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자에게 70%의 배상 비율을 권고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워낙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여론이 안 좋게 형성돼있는데다 금융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많이 부각된 케이스였다"라며 "이 때문에 분조위에서 소비자 보호를 더 중요하게 판단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고령자 투자자들에 대해선 이전 최고 비율에 준하는 정도 내지는 조금 더 높은 수준까지는 배상비율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만 전체 평균으로 봤을 땐 과거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도 "과거 판례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투자자는 40~50% 정도의 배상비율이 나오겠지만, 고령 투자자의 경우 과거보다 더 높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금감원 DLF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투자자 중 법규상 고령자인 70세 이상 투자자는 전체의 21.2%(643명, 1천7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분조위는 고령이 아닌 일반 투자자에 대해선 대체로 20%~50% 정도의 배상 비율을 내놨다. 지난 2008년 '파워인컴펀드' 분조위에선 투자설명서 미교부, 설명 미흡 등을 이유로 손실금액의 50%를 배상하라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해 증권사 파생상품 투자 손실 건에 대해선 40% 배상을 권고하기도 했다.

◆소송전으로 번질 시 금감원 차원서 비용 지원 가능…분조위 장기화 가능성도

분조위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다 정확하게 배상비율을 정하기 위해선 사람과 금액을 같이 봐야 한다"라며 "예컨대 법인 투자자인데 투자 금액도 많다면 그만큼 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 되므로 배상을 많이 할 필요는 없지만, 고령투자자이면서 고액을 투자했다면 상품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비교적 많은 배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그간 금감원이 조사한 것을 총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데, 건수도 많고 금액도 크기 때문에 한 번으로 분조위가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보통 분조위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경우에 따라 몇 차례 진행되기도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위원 간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으면 잠시 '보류'하고 다음 회기 때 다시 논의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현판 [사진=정소희 기자]

한편 향후 분조위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소송으로 번질 경우, 투자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소송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한국투자증권이 금감원 분조위의 결정을 수락하지 않자, 금감원은 신청인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소송을 지원했다.

지난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공익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땐 소송 지원을 할 수 있는 만큼, DLF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우리·하나 등 두 은행은 분조위 배상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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