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현미경 국산화 첫 발…전자빔 에너지 분석기 개발

표준硏, 외산 장비보다 5분의1크기에 세계 최고 수준 성능 갖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전자현미경, 이온현미경 등 나노미터급 첨단 현미경 제작에 필수적인 핵심 기반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일본 등 외산장비에 의존해 온 고분해능 첨단 현미경 기술 분야에서 핵심부품부터 완제품까지 100%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상열)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박인용 책임연구원팀은 나노미터급 분해능을 갖는 첨단 현미경의 광원으로 쓰이는 전자빔 또는 이온빔의 에너지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에너지 분석기'는 전자현미경이나 이온현미경의 분해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지면서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구조를 고안해 크기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박인용 책임연구원은 “점차 미세해지는 반도체의 선폭을 포함해 재료, 바이오 분석과 같이 첨단 분야에 사용하는 고분해능 현미경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해외의 것을 가져와 완제품을 만드는 연구장비 국산화가 아닌, 더 우수한 성능의 현미경을 100 % 국산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가격도 수백만원 수준으로 저렴해져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대의 외산장비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통형 에너지 분석기의 실물 이미지 [KRISS]

에너지 분석기는 현미경 광원의 에너지 폭을 측정하는 장치다. 전자현미경은 전자빔을, 이온현미경은 이온빔을 광원으로 사용하는데, 에너지폭을 좁힐수록 현미경의 분해능을 높일 수 있다. 고분해능 현미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정밀한 에너지 분석기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에너지 분석기는 기존 기술보다 매우 작고 간단한 구조임에도 월등한 측정 정확도를 자랑한다. 촘촘한 그리드 전극을 사용하는 방식의 기존 외산 장비는 전극이 하전입자와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해 측정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신호 수집 효율과 측정 정확도가 높은 반구 형태의 분석기도 있었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이 매우 고가였다. 연구팀은 기존 형태와 전혀 다른 원통형 전극을 개발, 하전입자와 전극이 충돌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했으며 성능은 반구형 분석기 급으로 높였다.

KRISS가 개발한 원통형 에너지 분석기의 구조 [KRISS]

연구팀은 "첨단 연구장비 개발의 가장 밑바탕에 자리하는 고부가가치의 설계기술 개발을 확보함으로써 현재 일본, 독일, 미국 중심으로 선점된 연구장비 시장에 순수 국산 기술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울트라마이크로스코피(Ultramicroscopy)에 11월 게재됐으며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다.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박인용 책임연구원(오른쪽)팀이 개발한 에너지 분석기를 진공장비에 장착하고 있다. [KRISS]

◇논문명 및 주소: “Study and design of a lens-type retarding field energy analyzer without a grid electrode” Ultramicroscopy, 2019.11. (doi.org/10.1016/j.ultramic.2019.112880)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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