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마리아 스투아르다...라벨라 '국내 프로덕션의 힘'으로만 해냈다

도니제티의 대작 오페라 국내 초연 대성황...두 주인공의 '노래 배틀' 화제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마리아 스투아르다(Maria Stuarda)’가 한국 오페라계에 또 하나의 기적을 쏘아 올렸다. 순수 민간오페라단인 라벨라오페라단이 국내 프로덕션의 힘으로만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 미러클 찬사를 받았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 초연해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노래, 무대, 오케스트레이션 모두 퍼펙트했다.

소프라노 강혜명과 고현아가 도니제티의 대작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시리즈다. 라벨라는 지난 2015년에 첫 번째 시리즈인 ‘안나 볼레나’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믿고 보는 오페라단’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라벨라는 ‘초연(初演)의 오페라단’이라는 새 별명을 추가해도 무방하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은 ‘로베르토 데브뢰’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1세)와 그의 5촌인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후 6일 만에 스코틀랜드 왕이 된 마리아는 다섯 살 무렵 프랑스로 건너가 그곳서 성장한다. 나중에 프랑스 왕비가 된 후 스코틀랜드로 돌아왔지만 복잡한 남자관계 탓에 백성들의 신망을 잃고 영국으로 피신한다.

소프라노 강혜명과 테너 신상근이 도나제티의 대작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같은 튜더 왕족 혈통이지만 종교적으로 대립되는 입장에 선 마리아와 엘리자베타는 정치적으로도 라이벌이었다. 귀족들도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두 사람을 이용하며 흔들어댔다. 자신을 거둬준 엘리자베타를 배신한 마리아는 결국 반역죄로 성에 갇힌 뒤 참수형의 비극적 생을 마감한다. 유럽 역사상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첫 군주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두 소프라노의 숨막히는 ‘노래 배틀’이다. 강혜명(마리아) vs 고현아(엘리자베타), 이다미(마리아) vs 오희진(엘리자베타)이 선보인 팽팽한 대결구도는 오페라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또한 테너 신상근과 이재식은 로베르토 레이체스터 역을 번갈아 맡아 힘을 보탰다. 이밖에 소프라노 홍선진, 메조소프라노 여정윤, 바리톤 임희성·최병혁,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베이스 이준석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최정상 성악가들이 출연했다.

소프라노 강혜명이 도니제티의 대작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특별히 22일 개막공연은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돼 공연장을 찾지 못한 마니아와 클래식 음악팬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했고, 일반 대중에게도 오페라의 접근성을 높였다.

16세기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등장인물의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였다. 각 막과 장마다 바뀌는 두 여왕의 의상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피날레에 등장하는 마리아와 엘리자베타의 붉은 드레스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프라노 고현아가 도니제티의 대작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또한 무대도 화려했다. 장이 바뀔 때마다 회전하며 배경을 변화시켰다. 엘리자베타를 상징하는 가시 같은 샹들리에, 마리아를 상징하는 나무 등 인물과 극 속의 메시지를 나타내는 무대장치는 단순하면서도 웅장함을 느끼게 해줬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양진모, 연출가 이회수가 함께 했으며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메트오페라합창단이 호흡을 맞췄다.

예술총감독인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은 “모험적인 새로운 시도로 국내 오페라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벨라오페라단은 2020년엔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를 계획하고 있다.

민병무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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