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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눈총받는 와이브로 중계기개발 발표 경쟁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 경쟁이 '중계기 개발 세계 최초'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KT가 26일 오전 'KT, 세계 최초 휴대인터넷용 중계기 개발'이라고 자료를 내자, 몇 분 후 하나로텔레콤이 '휴대인터넷용 TDD방식 중계기 개발 완료'라는 자료를 내고, 몇 시간 후 SK텔레콤도 'SK텔레콤, 휴대인터넷 중계기 개발(초안)'이라는 자료를 내기에 이르렀다.

SK텔레콤은 원래 다음주 월요일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온라인 매체에 경쟁 회사 자료가 나가자 서둘러 보도자료 초안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3사 모두 예전 중계기 기술인 FDD(주파수분할이중) 방식이 아닌, TDD(시간분할이중)방식의 중계기를 개발하고, 시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자랑할 만 하다.

TDD 방식에서는 기지국과 단말기가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기에 기지국과 단말기의 신호분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나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 같은 와이브로 사업권 준비업체들이 TDD 방식의 중계기를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지국과 단말기간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사용되는 중계기는 기지국과 단말기 기술기준을 따라야 하는데, 와이브로의 경우 기지국과 단말기는 TDD 방식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에 동참하지 않은 데이콤 컨소시엄(데이콤+파워콤+LG텔레콤)도 알트론, 인텍웨이브와 함께 TDD 방식의 중계기를 개발중이며, 9월중 완료할 예정이다.

와이브로 사업권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당연한 기술개발을 몇일, 몇달 사이를 이유로 '세계 최초'로 포장하거나, 타 사업자가 자료를 냈다고 해서 홍보일정을 무시한 채 발표에 나서는 것은 '발표 경쟁'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훌륭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사업권 획득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에 도움이 된다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KT-하나로텔레콤-SK텔레콤 중 누가 상용화 수준의 와이브로 중계기 장비를 최초로 개발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TDD 방식의 중계기 개발을 두고, 여러 업체가 세계 최초라고 우긴다면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모두 중소업체 및 대학과 개발한 TDD 중계기를 시연한 것은 확인됐지만, 건물 지하와 산, 바다, 주차장 등 모든 지역에서 당장 상용화할 수준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3사가 갑자기 TDD 중계기 개발을 이슈화하는 것은 예전에 와이브로 국제표준 기고경쟁을 벌였던 KT와 SK텔레콤의 예처럼, 사업권 획득을 위한 신경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와이브로 사업권 심사를 담당하는 정보통신부는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각 사의 기술개발 실적을 평가할 때 업체가 제출한 특허 출원 건수나 개발완료 시기를 그대로 보지 말고 ▲ 특허를 출원했다면 해당 업체가 공헌한 부분은 무엇인지 ▲지적재산권(IPR)을 소유하고 있는 지 ▲장비 시연을 했다면 어느 정도 수준 인지 면밀히 봐야 한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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