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네트워크의 미래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리서치 기관들의 예상들도 보란 듯이 빗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문 기관보다는 기업들의 전망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먼 미래를 예측하기 전, 왜 과거의 예측이 크게 빗나갔는지 나름대로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홈 네트워크 시장을 홈 네트워크에 직접 관련된 기술을 중심으로 예측 했기 때문이다. 홈 네트워크는 홈 게이트웨이, 셋톱 박스, 디지털 가전 등으로 나눠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것들에만 초점을 맞춰 시장 규모나 성장을 예측해서는 안된다. 홈 네트워크는 그 자체 보다는 주변 기술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어디까지가 홈네트워크에 들어갈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홈네트워크의 주변요소이면서도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살펴보자.
국내 초고속 인터넷 보급율이 어떤 궤적을 그리며 진행됐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 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주거 형태, 정부 정책, 국민성 등이 동일하지 않아도 우리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빠르게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고 있다.
미국도 향후 5년간 3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요소가 반영된다면 홈네트워크 시장에 대한 예측도 변화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홈오토메이션을 이용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휴대폰의 발전은 어떠한가? 발전의 한가운데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폰 자체의 성장은 물론 통신속도 또한 급속하게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두 가지만 갖고도 많은 예측 자료는 수정돼야할 충분한 근거를 갖게 된다. 그만큼 홈 네트워크는 기반 인프라에 크게 의존한다.
앞으로 수많은 무선 네트워크 제품들이 쏟아질 것이다. 무선랜도 벌써 다음세대 제품들이 광고되고 있다. RFID도 도입도 가속화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 역시 홈네트워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미 겪고 있는 것처럼 인프라에는 기술적 측면만 있는게 아니다. 법제도 또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법제도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적 인프라와 사람들의 욕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홈 오토메이션과 T커머스 관련 법제도를 둘러싸고 잡음이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기회가 올 때까지 무한 잠수에 들어간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변수는 경제적인 여건이다. 현재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 여파가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불안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봐야할 부분이 적절한 보안을 갖춘 디지털 가전의 고급화와 지능화에 관한 것이다. 가전 제품이 고급화하고 지능화되지 않으면 보안을 장착할수 없기 때문이다. 고급화와 지능화는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저렴하게 보안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
최근들어 정부 차원에서 홈 네트워크의 보안을 점검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홈 네트워크 시범 사업의 컨소시엄에 대해서지만, 조만간 홈네트워크 제품을 생산하고 구축하는 모든 업체에 적용될 것이다. 어떤 가전 업체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보안을 기본적으로 배려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어떤 방향으로 홈 네트워크가 발전해갈 지 다시 한번 예상해 보자.
한동안은 아파트 단지별, 가전 업체별, 통신 사업자별, 가전 기기별 등 게릴라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경 각각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 결국 서로 겹쳐지게 될 것이고 이합집산과 표준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당초 예상보다 빠른 2006년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실에서 뛰쳐나와 시장의 색깔을 바꿔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용면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전개될 것이다. 켜고, 끄고, 조절하는 단순 제어에서 좀더 섬세하고, 지능화된 제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상호연동과 표준화가 시작될 2006년초에는 보안 역시 구석구석 파고 들어 홈네트워크의 성장을 뒷받침 할 것으로 기대된다. IPv6도 이때부터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발전 속에서는 두려운 것이 있다. 바로 휴대폰의 전철을 밟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홈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에 IT 미래를 걸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돈을 벌어 로열티를 내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나라도 먼저 준비해 로열티 없이, 아니 우리가 받아 가면서 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장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우리들도 단순히 외국 제품과 표준을 들여와 구현하려는 데 급급하지 말고 좀더 훌륭하고 세련된 기술을 만들어 그 기술을 채택하는 데 있어 망설임이 없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정부의 올바른 정책 설정과 추진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전체를 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홈네트워크를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OS와 미들웨어, 그리고 수행 사업자와의 연계 등,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진행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와같이 큰 그림을 그리면서 대응하지 못하면 그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가 홈네트워크에 있어 어떤 나라보다도 앞장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다. 더 이상 얄팍한 기술, 얄팍한 정책, 얄팍한 기업은 장수하기 힘들다. 눈앞에 보이는 언덕이 아닌 최종 도착점까지를 염두에 두고, 스스로 끊임없는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달려 나가야할 것이다.
/김기영 소프트포럼 플랫폼기술개발 실장 kiyoung@softforum.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